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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폴리마켓’
한국 대선 예측에 4000억원 몰려
한국 관련 주제 현재 17개 올라와
김건희부터 BTS·뉴진스까지 망라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까?” 지난 4월 5일 폴리마켓(Polymarket)에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질문이 올라왔다. 각 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기 전이었지만 이튿날 이재명 후보의 승리 확률을 80.5%로 반영했다. 이후 대선 당일인 6월 3일 오전 9시 이 후보의 당선 확률은 96.35%까지 높아졌다. 사용자 베팅에 따라 확률은 시시각각 달라지는데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베팅한 이용자가 선거일이 가까울수록 늘었다는 뜻이다.


폴리마켓은 가상자산(암호화폐) 예측시장 플랫폼이다. 투자자들은 폴리마켓에서 올린 질문에 대해 ‘예(Yes)’ ‘아니오(No)’에 베팅해 돈을 벌 수도, 잃을 수도 있다.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에 기록돼 조작이 어렵다. 또 현금이 아닌 달러 스테이블코인(가치가 법정 화폐와 연동된 코인) ‘USDC’로 거래해 간편성은 물론 익명성도 얻을 수 있다. 한국의 21대 대통령을 예측하는 주제에는 총 2억9074만 달러(약 3958억원)가 몰리며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가 탄핵되면서 한국의 정치 상황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덕분이다.

트럼프 승리 베팅하며 유명세

폴리마켓이 명성을 얻기 시작한 건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정확히 예측해서다.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와 트럼프가 치열한 접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조사는 해리스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고 분석했지만 폴리마켓은 수 주 전부터 트럼프 승리를 예측했다. 선거 전날에는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98% 넘게 치솟았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는 경합 주에 숨은 ‘샤이 트럼프’를 놓치며 체면을 구겼고 폴리마켓은 예측이 적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선거 기간 “실제 돈이 걸려 있어 (폴리마켓이)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8일 기준 폴리마켓에는 한국을 주제로 한 주제가 17개 올라와 별도 분류 탭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73만7000달러(약 10억원)로 가장 큰돈이 몰린 주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올해 안에 체포될 것으로 보느냐에 대한 주제다. 올해 2월 11일 ‘예’ 확률은 46%에 그쳤지만 이날 77%까지 높아졌다. 현재 ‘예’에 100달러를 베팅해서 적중하면 128.21달러를 받을 수 있다. 체포된다면 연말까지 7개월 투자로 약 28%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반면 ‘아니오’에 100달러를 베팅해 적중했다면 412.29달러를 받을 수 있다. 낮은 확률에 베팅한 만큼 300%가 넘는 이익을 얻을 수 있게 설계된 것이다. 어디에 베팅했든 결과가 다르면 원금을 날리게 된다.

정치적인 주제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관련된 주제에는 ‘BTS가 올해 신곡을 발매할까’ ‘뉴진스가 올해 공연을 할 수 있을까’와 같은 K팝 팬들이 궁금해할 주제도 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누구를 지명할 것인가’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얼마나 높아질까’ 등 정치·경제 상황이나 가상자산, 스포츠 경기 결과까지 주제는 다양하다.

프랑스, 싱가포르와 태국 등에서는 폴리마켓을 도박으로 보고 접근을 차단했다. 미국도 대부분 주에서 접근이 차단됐다. 이용자들은 가상사설망(VPN) 등 우회 수단을 통해 서비스에 접근해야 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폴리마켓을 ‘비등록 파생상품 제공자’라고 판단해서다. 한국에서는 접속할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폴리마켓 사용법이나 후기에 대한 글이 공유되는 등 입소문을 타고 있다. 금융 당국은 폴리마켓이 국내에 직접 진출하거나 마케팅을 한 금융투자업자나 가상자산업자가 아니어서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규제를 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다. 다만 합법으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국내에서 당국의 인허가를 받지 않은 베팅 플랫폼은 모두 불법 도박이다.

머스크와 손잡은 폴리마켓

폴리마켓과 같은 예측 서비스가 모두 불법인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사업자 ‘칼시(Kalshi)’는 2020년 CFTC에서 비정치적 주제에 대해서 베팅을 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다. 칼시는 지난해 정치적인 주제로도 베팅을 할 수 있게 하려고 CFTC를 법원에 고소했고, 승소하면서 미국에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은 최초의 베팅 플랫폼이 됐다. CFTC는 법원에 판결에 즉각 항소했지만 지난달 5일 돌연 마음을 바꿔 항소를 취하했다. CFTC는 구체적인 취하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친 가상화폐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CFTC 항소가 알려진 후 칼시 최고경영자이자 공동 창업자인 타렉 만수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칼시의 접근 방식은 미국 예측시장의 미래를 공식적으로, 확실하게 보장했다”고 말했다.

폴리마켓은 영향력 확대를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일론 머스크와 손을 잡았다. 폴리마켓은 6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기업 xAI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지 암호화폐 전문매체에 따르면 폴리마켓의 예측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X 피드에 표시하는 협업 방식이 거론된다. CFTC의 규제로 미국 내 사용자의 접근성이 낮아진 폴리마켓으로서는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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