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톈안먼 항쟁 이후 독립적 지식인으로 활동
시진핑 3연임 개헌, 무가베 예로 들며 비판
장리판이 2013년 9월 11일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VOA 화면 캡처


중국에서 지내면서 체제를 비판해 온 역사학자 장리판이 최소 석 달 전 7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홍콩 명보는 9일 베이징에서 거주하는 장리판이 뇌졸중을 앓다 지난 3월22일 사망했으며 지난 7일에야 가족들이 유골을 베이징 화이뤄우 주궁산능원에 안장했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가족들이 당국의 압력으로 장리판의 죽음을 비밀에 부쳤으며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고 전했다.

장리판은 중국 경제관료로 일했던 장나이치의 아들로 1950년 태어났다. 장나이치는 5·4운동에 참여했으며 국민당 독재에 반대하고 국공합작을 지지한 지식인이다. 중국 건국 이후 경제관료로 일했지만 1957년 반우파 투쟁 때 우파로 몰려 실각했으며 문화대혁명 시기 고초를 겪다 사망했다.

장리판도 문화대혁명 기간 연좌제로 투옥돼 수난을 겪었다. 그는 1980년대 아버지와 함께 복권돼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에서 역사 연구에 매진했다. 청말 북양군벌사와 중국 사회단체·정당사, 중국 근대화 문제 등을 연구했으며 ‘중화민국사’ 집필에도 참여했다.

장리판은 1989년 톈안먼 항쟁을 계기로 사회과학원에서 나와 독립적인 역사학자이자 비판적 정치 평론가로 활동했다. 라디오프랑스앵테르나시오날(RFI)은 장리판을 “민감한 주제를 피하지 않으면서 ‘만리방화벽 안에서도 감히 목소리를 내는 강인한 인물’로 평가받았다”고 평했다.

장리판은 문화대혁명 50주년인 2016년 RFI 인터뷰에서 “폭력적 유전자가 여전히 주기적으로 폭발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대혁명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할 수 있도록 헌법 개정이 추진되자 로이터통신에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며 비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 중국이 미국의 중국 기자 비자 취소에 맞대응해 미국 기자 13명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하자 도이체벨레에 “외신기자 추방은 중국을 눈멀고 귀가 들리지 않는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 엑스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톈안먼 항쟁 유혈진압 사태와 관련해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중국공산당의 목표는 잊게 만드는 것이지만, 우리의 책임은 기억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엑스의 마지막 글은 지난해 9월8일 올라왔다.

사망 시점을 두고 논란이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장리판의 이웃을 인용해 그가 지난해 9월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이웃은 당시 가족들이 소식을 확인하러 온 이웃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으며 이웃들은 최근 유해를 매장한 사실도 몰랐다고 전했다. 다만 유명 언론인 가오위는 지난해 10월 장리판이 뇌졸중 치료를 받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엑스에는 지난 주말부터 장리판을 추모하는 메시지들이 올라오고 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988 [단독] ‘출석 불응’ 윤, 경호처·경찰 고발키로…또 꺼내든 ‘위법 수집 증거’ 랭크뉴스 2025.06.20
49987 [단독]김건희에 줄 가방 구매했던 통일교 전 간부 아내 “지시받은 소임 다했을 뿐” 랭크뉴스 2025.06.20
49986 김민석 인사청문회 증인·참고인 여야 협의 결렬…민주 “그대로 진행” 랭크뉴스 2025.06.20
49985 주학년 "성매매 안 했는데 일방적 퇴출" vs 소속사 "허위 주장" 랭크뉴스 2025.06.20
49984 정청래·박찬대 ‘이재명 후임’은 누가…‘찐명 대결’ 과열 분위기 랭크뉴스 2025.06.20
49983 "한국 택시 기사 조심하세요"…태국 SNS 발칵 뒤집혔다는데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6.20
49982 정부, 주4.5일제 도입 단계적 추진…연내 지원법 제정 검토 랭크뉴스 2025.06.20
49981 김민석 '재산 의혹' 사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배당 랭크뉴스 2025.06.20
49980 "1000만 배우도 제쳤다"…李대통령 발탁 AI수석 하정우 관심↑ 랭크뉴스 2025.06.20
49979 강풍 속 인천대교 달리던 차량서 컨테이너 떨어져…2명 부상 랭크뉴스 2025.06.20
49978 "밤낮없이 일해 빚 갚았더니 바보됐다"…역대급 '빚 탕감'에 허탈한 사람들 랭크뉴스 2025.06.20
49977 "네 발목 모두 잘린 백구 발견... 의도적인 동물 학대 가능성" 랭크뉴스 2025.06.20
49976 '김민석 청문회' 증인 채택 끝내 불발... 여야 서로 책임 전가만 랭크뉴스 2025.06.20
49975 석방 군인 복부에 새겨진 '러시아에 영광을'…우크라 '경악' 랭크뉴스 2025.06.20
49974 "헉! 불 켜 보니 진드기 100마리"... 대구 호텔서 일가족 '봉변' 랭크뉴스 2025.06.20
49973 "정자기증으로 낳은 100명도 상속" 재산 23조 이 남자, 누구 랭크뉴스 2025.06.20
49972 "올해 벌써 130명 걸렸다"…여름철 찾아오는 불청객, 결국 주의보 발령 랭크뉴스 2025.06.20
49971 증인 없는 ‘김민석 청문회’되나… 여야 합의 끝내 불발 랭크뉴스 2025.06.20
49970 조기 전당대회 국면에 野 당권 주자들 '시동'... 김문수, 측근들과 오찬 회동 랭크뉴스 2025.06.20
49969 "재가 고통받고 있슴니다" 맞춤법 틀려 더 오싹한 층간소음 경고 랭크뉴스 2025.06.2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