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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 소식에 9일 상한가 마감
상법 개정 전에 외아들 승계 마무리?

국내 의류 브랜드 ‘탑텐’과 ‘지오지아’를 운영하는 신성통상 오너 일가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선다. 그간 소액주주들과 주주환원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져 온 만큼 이번 공개매수 결과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신성통상이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 외아들을 중심으로 한 가업 승계를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신성통상홈페이지 캡처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신성통상의 1·2대 주주인 주식회사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신성통상 주식 2317만8102주를 공개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4100원으로, 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7월 9일까지다.

공개매수 소식에 신성통상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97% 상승하며 1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공개매수 목적은 ‘상장폐지’지만 일반적으로 시장 가격이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을 경우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에 근접하는 경향이 있어 매수세가 집중된다.

앞서 신성통상은 지난해 6월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한 차례 공개매수에 나섰으나 공개매수가(2300원)가 지나치게 낮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공개매수 결과 지분 5.89%만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를 통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77.98%에서 83.88%로 확대됐지만 상폐 요건인 95%엔 미달한 채 마무리됐다.

이번 공개매수가(4100원)는 직전 거래일 종가(3020원)보다 35.8%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기존 주주 반응은 여전히 좋지 않다. 과거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이 세 딸에게 각 4%씩 지분을 증여했던 일 때문이다. 당시 염 회장은 주당 2645원에 증여하고, 3개월 만에 실적이 급증하자 곧바로 가족회사 가나안을 통해 각 100주씩 주당 4920원에 되사줬다.

이 덕에 세 딸은 1인당 약 22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두고 “결국 가족회사 가나안의 현금을 자녀들에게 증여한 것과 같다”며 “오너 가족은 4920원에 사주고 일반 주주 물량은 헐값에 사려 한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소액주주는 공개매수 가격이 낮다며 ‘알박기’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다만 신성통상의 자진 상장폐지 시도는 별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 95%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지분율 80% 이상을 보유한 오너 일가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상장폐지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최대주주가 3분의 2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다른 주주의 지분을 모회사의 주식이나 현금으로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픽=정서희

업계에서는 신성통상이 상법 개정을 의식해 서둘러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단 해석도 나온다.

한 인수금융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이 소액주주의 권리와 집중투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예정하던 상폐 일정을 앞당겼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이 바뀌고 나면 대주주로선 공개매수나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소액주주 지분을 정리하는 일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공개매수 주체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염 회장의 외아들 염상원씨의 승계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현재 신성통상 최대주주인 가나안(지분율 45.63%)은 염상원씨가 지분 82.43%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에이션패션 역시 가나안이 46.5%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새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배당 확대 압박이 커지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신성통상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올해 3월 말 기준 3726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배당을 거의 하지 않고 쌓아둔 이 자금은 향후 상장사로 남을 경우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소액주주 배당 재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신성통상은 10년간 무배당 기조를 고수하다 2023년 주당 50원의 깜짝 배당을 실시했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의 8.6%에 불과하다. 비상장 가족회사이자 1대 주주인 가나안의 배당성향이 49%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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