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통일대교 돌진 중 붙잡힌 30대 탈북민에
국보법 위반… 法, 징역 2년·집유 3년 선고
"정치적 의도 없어… 탈북민 현실 보여 줘"
4월 23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랜드 인근에서 납북자가족모임 주최로 열린 대북 전단 살포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트랙터를 이끌고 통일대교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1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마을버스를 훔쳐 월북을 시도했던 30대 탈북민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북한에선 하루 이상 굶어본 적이 없었지만, 남한에선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이곳에선 돈이 없으면 죽겠더라"
등이 피고인이 밝힌 범행의 이유였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희수)는 국가보안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탈북민 A씨에게 전날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일 새벽 1시쯤 경기 파주시 문산읍 한 차고지에서 운전석에 키가 꽂혀 있던 마을버스를 훔친 뒤, 통일대교를 건너 월북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차고지에서 약 4.5㎞를 달려 통일대교 남단에 진입했고, 남문 초소 바리케이드를 들이받은 다음에는 군사시설 보호구역까지 진입해 900m가량을 더 달리다가 결국 북문 초소에서 군인들에게 붙잡혔다.

A씨가 북한으로 돌아가려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극심한 생활고
였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 출신으로 2011년 12월 혼자 탈북한 그는 한국에서 건설 현장 일용직 등으로 일했다. 일정한 직업 없이 건설 현장을 전전했지만 2018년 다리를 다치면서 일을 나갈 수 없게 됐고, 경제적 고초를 겪었다. 이후에는 고시원에 살면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해 9월 서울 관악구의 고시원에서 월세 미납을 이유로 ‘이달 말일까지 퇴거하라’는 요구를 받자 월북 실행에 나섰다. A씨는 거주지 주민센터 방문 시 긴급 생계비 지원을 문의하며 담당 공무원에게 "
나는 남한에 환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북한에서 사는 게 남한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북한에 있는 가족이 너무 보고 싶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
"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을 찬양하거나 동조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한 북한 이탈 주민이 처한 현실을 일부 보여 준 사건
"이라며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이해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443 이스라엘 외무부 "셀카용 요트 타고 온 툰베리 추방"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42 RM·뷔 “전역을 명받았습니다”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41 트럼프 "14일 군사퍼레이드 때 시위하면 엄중 대응" 경고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40 티빙·웨이브, 드디어 합친다…넷플릭스에 맞설 ‘대항마’로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9 K컬처의 지속가능성 찾는다…英왕립예술학회서 포럼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8 세계은행,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 2.7%→ 2.3%로 낮췄다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7 챗GPT 일부 서비스 7시간 이상 먹통…오픈AI “조치 중”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6 "연봉 포기해도 OK"…결국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조건 1위는 바로 '이것'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5 장관·공공기관장, 국민 추천 받기로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4 “국내 코로나19 ‘6월 말’ 증가 전망…백신 접종 서둘러야”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3 온라인 커뮤니티서 "손흥민 토트넘 유니폼 팔아요"…알고보니 밀수범이었다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2 이 대통령·시 주석 “협력” 한목소리…양국 관계 회복 공감대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1 메르츠 독일 총리, 이재명 대통령에 “한국과 동반자 관계 강화”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30 홍진경, 정치색 논란 해명 “딸 인생 걸고 맹세해”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29 북 공격 유도 외환죄 수사 초점… 김여사 관련 16개 의혹 다뤄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28 박소담, 박원숙과 6촌 사이였다…그동안 알리지 않았던 이유는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27 박소담∙박원숙, 6촌 사이였다…그동안 알리지 않았던 이유는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26 기준금리 내렸는데도… 꼼짝않는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25 챗GPT 일부 서비스에서 장애 발생… "문제 해결 중" new 랭크뉴스 2025.06.11
50424 이 대통령 대장동 재판도 연기… 측근 정진상은 진행 new 랭크뉴스 2025.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