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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신고~자체 진화 21분 승객·가족 신고만 11건
소방대원 승객 통해 상황 파악 안전 관리 허점 노출
방화범 60대 원모씨 구속송치... 검찰, 전담팀 구성
지난달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여의나루역 구간을 지나는 열차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대피하고 있다. 영등포소방서 제공


지난달 31일 서울지하철 5호선 방화 당시 놀란 객실 승객과 그들의 가족으로부터 119 신고가 빗발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대원들이 여러 차례 역무원을 찾았으나 실패한 채 승객들의 신고 내용을 통해 초기 상황을 파악한 정황도 드러났다.

놀란 승객, 가족들의 신고 이어져



소방당국이 9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5호선 화재 당시 119 신고 내용 및 화재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최초 신고 시각은 화재 발생 직후인 오전 8시 43분이었다. 이어 승객과 기관사가 자체 진화한 오전 9시 4분까지 21분간 탑승객과 탑승객 지인·가족들 신고가 10건 더 이어졌다. 당시 화재는 60대 방화범 원씨가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 터널 구간을 지나던 열차 객실 안에 휘발유를 뿌리고 벗은 옷가지에 불을 붙이며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여의나루역 구간을 지나는 열차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급히 출동하고 있다. 영등포소방서 제공


최초 신고자는 원씨와 같은 칸에 탄 승객 A씨로 "누가 휘발유 뿌리고 불 질렀다"고 외쳤다. 소방대원이 "진정하라"고 할 정도로 다급한 목소리였다. A씨는 '비상 호출로 열차를 세웠으나 문이 열리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갇혔다'고 했으나 곧 문이 개방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바깥으로 나간 것으로 보인다. 승객 가족들도 애타는 마음으로 119를 눌렀다. 오전 8시 55분 신고자는 "(지하철에 탄) 애가 지금 불이 났다고 해서. 연기가 막 들어온다고 해서"라고 숨 가쁘게 상황을 전했다.

서교공, 안전 관리 허점



소방당국은 사고 초기 승객 신고에만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 9시 한 신고자는 "와이프가 화재가 발생해 철로를 걷고 있다는데 내용 아십니까?" "마포로 나오는 거예요, 여의나루로 나오는 거예요?"라고 물었으나 소방대원으로부터 '확인이 안 된다'는 말만 들었다. 오히려 소방대원들이 오전 8시 53분 신고자와의 통화에서 "혹시 역무원 선생님이신가요?"라고 물었으나 승객이란 답이 돌아왔다. 이어 신고자에게 "대부분 마포역으로 걸어가고 있다고요?" "반대 방향으로 대피하신 분들도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선로가 하나예요?" 등을 연이어 물었다. 오전 8시 57분 마포역 비상 계단으로 올라왔다는 신고자 연락에도 소방대원은 "선생님 지금 근무자세요?"라고 질문했지만 역시 승객이었다. '1인 승무제'로 열차 내 안전 관리자가 기관사 1명뿐이었고, 열차 내 보안카메라 영상이 열차 밖 관제실로 실시간 전송되지 않는 등의 안전 관리 허점 문제가 구조 당시에도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사고 발생 시 초동조치 매뉴얼. '1인 승무제'에선 기관사 1명이 '승객 대피'와 '화재 진압' 업무를 책임져야 한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한편, 경찰은 이날 방화범 원씨를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남부지검은 검사 5명, 수사관 8명 등 13명의 전담팀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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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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