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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적자 35명 체포돼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민자 단속에 저항하는 시위대가 불탄 차량이 피워올리는 연기 속에서 멕시코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에 저항해 벌어지는 시위 현장을 찍은 사진을 보면, 시위대가 멕시코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멕시코 국기가 이번 시위의 상징처럼 된 이유는 뭘까.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미국 시민인 많은 시위자에게 이 깃발은 그들의 뿌리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단속의 대상이 된 이민자 간의 단결을 상징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사이 벌어진 시위에서 멕시코와 과테말라 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의 국기들이 저항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시위 현장에서 멕시코 국기를 든 엘리자베스 토레스(36)는 “나는 매우 자랑스러운 미국 시민이다. 그러나 나는 멕시코의 형제자매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멕시코 깃발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조부모 때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왔다.

과거 일부 이민자 연합은 반이민 역풍을 우려해 외국 국기를 드는 것을 꺼렸지만, 지금은 이민자들의 분노가 그런 우려를 넘어선 상태다. 크리스 제페다-밀란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시위자들은 이민자들의 자녀이며 손자들이다”라며 “그들은 자신들의 시민권과 자신들이 미국에 속해 있다는 것에 대한 어떠한 의심도 없지만, 이민자들에 가해지는 인종적 편견에 대해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계 미국인을 연구하는 교수로 캘리포니아 이민자 권리 운동을 연구하고 있다.

진압 장비를 갖춘 보안관들 앞에서 멕시코 국기를 흔들던 에릭 토레스(30)는 “나는 내 민족을 지지하고, 저들에게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 우리 부모님은 이민자다. 여기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부모가 이민자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들께 우리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라고 말했다.

멕시코 국기는 트럼프 정부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다른 나라 국기를 흔드는 외국인들이 폭동으로 불법적인 외국인 침략자들을 쫓아내는 연방법 집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썼다.

이번 시위 중 가장 격렬했던 곳은 파라마운트 홈디포 주변으로, 이 지역은 멕시코 등 라틴계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지난해 기준 파라마운트의 5만여명 주민 중 약 82%가 라틴계다. 우고 소토-마르티네스 로스앤젤레스 시의원은 “파라마운트나 벨플라워 같은 소도시는 라틴계 노동계급으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다. 라틴계 교외 지역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 5월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EPA 연합뉴스

이번 시위 중엔 멕시코인 35명이 체포됐다. 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각) 한 행사에 참석해 체포 소식을 전하며 “영사관을 통해 체포된 사람들의 가족과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에 사는 멕시코인들은 좋은 성품을 가진 남성과 여성”이라며 “그들은 정직한 사람들이다. 더 나은 삶을 찾고 자신들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미국으로 간 이들이지,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같은 날 성명을 내 미 이민국의 단속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에선 미국 내 멕시코 이주민들에게 단속을 당했을 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알려주는 데 영사관이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에선 “멕시코 정부는 미국 정부 기관들에 인간의 존엄과 법질서를 존중하고, 모든 이민 관련 절차를 지켜달라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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