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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 강도를 높이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8일(현지시각) 사흘째 이어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입을 지시한 주방위군이 LA에 도착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LA 내 핵심 시위 지역 3곳에 주방위군 300명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제79보병여단 전투팀 소속 병력들은 헬멧과 방탄복을 착용한 채 소총으로 무장하고 연방 구금시설과 시청 일대에 자리를 잡았다.

폭스뉴스는 미 북부사령부를 인용해 이들이 “연방 자산과 인력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밝혔다.

8일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이 메트로폴리탄 구치소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들은 군중 통제를 위해 특수 훈련을 받은 부대”라며 “2020년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2020년 미국에서는 경찰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전역에서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일 시작했다. 당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LA 시내 의류 도매상가와 홈디포 앞을 급습했고, 서류 미비 이민자 44명을 연행했다. 국토안보부는 이후 LA에서 118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민자 비중이 높은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 패러마운트를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패러마운트는 인구 5만1000명 중 82%가 중남미 계열 인종이다.

8일 LA 패서디나에서 열린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표지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에는 시위가 더욱 거세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나무와 쓰레기를 태우고 국경순찰대 차량을 걷어찼다. 진압 당국은 최루가스와 섬광탄을 사용했다.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시위대가 “돌을 던지고 연방 요원과 보안관에게 폭력적 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8일 아침 LA 대표 빈민가 콤프턴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연방 요원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댄 본지노 FBI 부국장은 소셜미디어에 “단속을 폭력으로 방해하는 자는 누구든 수사와 기소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역시 7일 트루스소셜에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LA 주지사가 이번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연방정부가 직접 폭동과 약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썼다. 백악관은 곧바로 주방위군 2000명 동원 명령 서명을 발표했다.

CBS는 “주지사 요청 없는 주방위군 소집은 1965년 린든 존슨 행정부 이후 60년 만”이라며 “시위 진압을 목적으로 하는 연방 차원 군 투입 역시 1992년 LA 폭동 이래 33년 만에 벌어지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전했다.

8일 미국 LA에서 열린 이민단속 반대 시위에 참여한 참가자가 '오직 공동체만이 공동체를 보호할 수 있다'고 쓰인 표지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주방위군 동원 조치가 법적으로 논란을 삼을 만한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1878년 제정된 민병대법이 연방군의 민간 법 집행을 금지한다고 지적했다.

스티브 블라덱 조지타운대 교수는 “반란진압법을 발동하지 않는 한 주방위군은 일반 법 집행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방위군은 법적으로 ICE 요원을 보호하는 한정적인 역할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방위군 투입 이후 8일 시위 규모는 전날보다 다소 줄었다. 다만 긴장감은 고조됐다.

LA 메트로폴리탄 교도소 앞에서는 국토안보부 요원들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기도 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민간인에 대한 군대 투입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8일 LA 시청에서 구치소까지 이어지는 이민 단속 반대 시위대 행렬. /연합뉴스

반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캠프 펜들턴의 현역 해병대가 대기 중”이라며 “폭력이 계속되면 해병대도 보내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시위대를 “반란분자”로 규정하며 “법을 위반하거나 법 집행을 방해하는 자는 강력히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ABC 인터뷰에서 주방위군 투입이 “과도하지 않다”며 트럼프를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루스소셜에 “이제부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다”며 “바이든 치하처럼 나라가 갈라지도록 두지 않겠다. 모든 곳에 군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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