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무·홍보·민정 수석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 비서실장, 오광수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초대 민정수석에 검찰 ‘특수통’ 출신 오광수 변호사를 임명한 뒤 여권 내 분위기는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가 강한 만큼 일단 믿고 지켜보자’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선 오 수석이 과연 검찰 특수통과의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확실하게 벗어날 수 있겠느냐고 회의스럽게 보는 눈길도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온 서영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민사회와 범여권 내 우려 속에 이 대통령이 오 수석 임명을 감행한 것과 관련해 “인사는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오 수석에 대한 우려는) 대통령께서 충분히 듣고 감안해서 역할에 맞는 분을 발표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과 같이 일했다는 것은 약간의 검토 사유가 된다”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민주당 쪽에선 이 대통령이 오 수석 임명을 강행한 데에는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개혁을 위해 학자 출신인 조국 민정수석을 기용했으나 검찰 조직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쳤던 전례를 반면교사 삼았다는 말이 나온다. ‘검찰을 잘 알아야 제대로 검찰을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오 수석이 검찰 내 ‘특수부 라인’과 가깝다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율사 출신 민주당 의원은 “오 수석은 윤석열 등 범특수부 라인과 가까운 사람”이라며 “인사 검증을 하면서 여권 인사들의 약점을 알게 될 텐데 (나중에 반대로 이를 활용하지 않을지) 정말 그 정도로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 출신으로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오 수석은 대검 중수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지낸 정통 특수검사 출신이다. 현직 검사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 비리 사건과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회계부정 사건 등 굵직한 비리 사건 수사를 맡았고, 박영수 특검이 대검 중수부장일 당시엔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입 사건 주임 검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