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칼부림에 도끼 난동
뮌헨 흉기 사건 현장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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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가 국경 지역과 기차역 등을 담당하는 연방경찰에 테이저건(전기충격총)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풍케메디엔그루페 인터뷰에서 "테이저건은 근거리 장비 곤봉과 원거리 무기 권총 사이에서 효과를 내는 데 딱 맞는 장비"라며 올해 안에 테이저건 도입에 필요한 법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일부 주정부 산하 경찰이 테이저건을 쓰지만 정작 기차역 등 우범지역을 맡는 연방경찰은 곤봉과 최루액 스프레이, 권총으로 범죄자를 진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테이저건이 심혈관 질환자나 임신부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진압 과정에서 경찰관이 다치거나 실탄 사격으로 범죄자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테이저건 도입을 검토했다. 경찰도 인명피해는 물론 총기 사용 때마다 발생하는 논란 소지를 없애기 위해 테이저건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4월 독일 서북부 올덴부르크에서 경찰이 도주하던 20대 청년의 등 뒤에서 실탄 4발을 쐈다가 사망하자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지난달 23일에는 연방경찰 관할구역인 함부르크 중앙역에서 흉기난동이 발생해 18명이 다쳤다. 안드레아스 로스코프 연방경찰노조 대표는 일부 기차역에서 테이저건을 시범 사용한 결과 위협만으로도 상황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에도 3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뮌헨 시내에서 행인 2명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다가 경찰 총격에 숨졌다. 같은날 밤 베를린에서는 슬로베니아 국적 40대 남성이 슈퍼마켓에서 흉기를 사서 나오는 길에 행인을 찔러 2명이 다쳤다.
비슷한 시각 하노버에서는 34세 남성이 불붙은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를 주유소에 세운 뒤 도끼를 꺼내 들고 출동한 경찰 순찰차 유리를 깨부쉈다. 하노버 소방 당국과 경찰 특공대는 주유기에 불이 옮겨붙는 걸 막고 테이저건을 쏴 용의자를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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