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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은 정문에서 대통령비서실 여민2관의 입구까지 약 100m가량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김수연 기자

“다시 닫으면 언제 또 볼 수 있겠나 싶어서 와봤어요. 어쨌거나 우리 생의 마지막 기회일 거니까.”

8일 광주광역시에서 상경해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추윤심(62)씨가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논의가 본격화되자, 고향 친구들 4명과 2박3일로 서울 여행을 온 김에 청와대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그는 “(실제로 보니) 너무 넓고 웅장하고 좋다. 역사의 한 장면을 봐 감회가 새롭다”며 “이 좋은 자리를 놔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왜 나갔나 싶다”고 했다.

이날 청와대 앞은 정문에서 대통령비서실 여민2관 입구까지 약 100m가량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대선 기간 청와대 복귀 의지를 내비쳤던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청와대에 직접 들어와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모여든 것이다. 비상계엄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청와대 관람객 수는 9만여명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인 지난달에는 42만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시민들은 이날 영상 29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날씨에 겉옷을 허리춤에 두르고 양산을 쓰며 대기하면서도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인천에서 초등학교 4학년 쌍둥이 자녀와 함께 왔다는 김효조(44)씨는 “7월 지나면 입장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청와대가 대통령이 사는 곳이고 영빈관도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이런 멋진 곳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또 아이들이 왜 이번 선거는 일찍하는지, 다음 대통령은 어디서 근무하는지 등에 관심 있어 했다. 직접 다음 근무지를 보여주고 설명해주고 싶어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김도아(32)씨는 “이미 와본 적이 있지만 할머니와 부모님이 와보고 싶다고 하셔서 모시고 오게 됐다. 언제 또 개방될지 모르지 않나”고 말했다.

현장 입장을 기대했다가 헛걸음을 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청와대 재단은 누리집을 통해 하루 2만2천명씩 한 달 치 방문 예약을 받는데, 이날 기준 7월 첫째주까지 공휴일과 주말은 자리가 모두 찼다. 청와대는 65살 이상 노인과 국가보훈대상자, 장애인, 외국인의 경우는 하루 2천명까지 현장 입장을 받고 있다.

시민들은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청와대로 재이전하는 것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박우정(24)씨는 “역대 대통령이 쭉 사용했던 공간이고 위치든 의미든 모든 게 적절해서 사용했던 공간이니 보수하고 다시 쭉 쓰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용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경찰관 지아무개(26)씨는 “(윤 전 대통령의) 출퇴근이나 경호 관련해서 직접 불편을 많이 겪었고 시민들 불편함도 컸다”며 “옮기는 게 맞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이미 청와대가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대중에게 장기간 공개된 만큼 보안 문제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도아씨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구조가 공개된 바 있으니 전문가들은 나쁜 마음을 먹으면 충분히 침입할 수 있지 않겠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추씨 역시 “한번 개방됐으니 보안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며 “(부지가) 너무 넓어서 어느 틈으로 외부인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호원을 많이 충원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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