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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 국방부 자체 조사 결과 보도
수십년 동안 군 관계자들에게 우주선 발견 브리핑
첨단무기 개발 은폐하려고 외계인 신화 활용
미국 국방부가 2020년 4월27일 ‘확인되지 않은 비행 현상’으로 공개한 3편의 영상 중 한 장면. 국방부는 “유포되는 영상이 진짜인지 아닌지 등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풀고 싶다”며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앞서 2007년과 2017년 유출된 바 있다.

미확인비행물체(UFO)와 외계인을 둘러싼 음모론의 상당수는 미국 국방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조작·유포된 허위 정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는 자체 조사 결과 냉전 때부터 첨단 무기 개발 등을 은폐하고자, ‘외계인 기술’ 신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 신문은 7일 보도했다. 국방부에서는 1945년 이후 공군의 극비 프로젝트를 맡게 된 지휘관들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쓰게 하고는 외계인 우주선 사진을 보여준 뒤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는 ‘외계인 기술 역설계 프로젝트’ 브리핑을 해왔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외계에서 온 반중력 우주선을 발견해 역설계(해체 분해 등을 통해 기술을 획득하는 것)로 그 기술을 밝혀내려는 ‘양키 블루’ 계획을 진행 중인데, 당신이 그 프로젝트의 일부를 맡는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이런 내용을 외부로 발설하면 처형된다는 경고를 받았다. 이런 브리핑은 수십년 전 시작돼 그동안 수백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2023년에 중단될 때까지 계속됐다. 이 브리핑을 받은 대다수가 유에프오 등을 믿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국방부가 지난 2022년 유에프오 등 ‘미확인 이상 현상’(UAP)을 조사하기 위해 설립한 ‘전 영역 이상 현상 해결 사무소’(AARO)의 보고서에서 실렸다. 이 사무소는 이런 사실을 확인해 국방부에 보고했다. 이에 따라 해당 브리핑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2023년 봄에 내려졌다. 하지만 이 사무소가 펴낸 지난해 3월 보고서에서는 이런 내용이 누락됐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와 기업이 외계 기술에 접근했거나 외계 기술을 역설계했다는 검증 가능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고, 미확인이상현상이 외계 기술과 관련됐다는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사무소의 팀 필립스 당시 국장 직무대행은 “숨겨진 미확인이상현상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거나 외계 기술과 무관한 진짜 국가 안보 프로그램을 잘못 인식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의 은폐설에 대해서는 “소수의 개인이 수십년간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부정확한 주장을 반복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브리핑이 국방부에서 왜 수십년 동안이나 이뤄졌는지 이유는 불투명하나, 첨단 무기 개발을 은폐하려고 외계인 음모론을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에 따르면, 1980년대 애리조나 네바다 사막의 비밀기지 에어리어51 인근에서 공군 대령이 바텐더에게 비행접시로 보이는 조작 사진을 건넸고, 이 사진들은 곧 이 지역의 전설이 됐다. 이 대령은 2023년 조사에서 “모두 조작이었다”고 고백했다. 실제 목적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스텔스 전투기(F-117) 등 첨단 무기 개발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다. 민간인이 시험비행을 목격하더라도 “외계인 기술”로 오해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1967년 몬태나의 핵미사일 기지에서 수상한 빛과 함께 미사일 10기가 동시에 고장 난 사건도 오랫동안 외계인 개입설로 회자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미군이 소련의 전자기파(EMP) 공격에 대비해 고에너지 실험장비를 운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당시 실험은 극비였고, 현장 지휘관들은 진실을 듣지 못한 채 수십년간 유에프오 신봉자가 됐다.

국방부는 이 매체가 보도한 ‘외계인 기술 역설계 프로젝트’ 등에 대해 지난해 보고서에서 포함하지 않은 것은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올해 나오는 보고서에서는 해당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문은 군 당국이 수십년간 안보와 비밀무기 은폐를 위해 외계인 유에프오 신화를 활용했고, 그 결과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은 음모론이 자리 잡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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