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여론조작 자행했는데
국정 중추 맡을 수 있다니" 비판
국정 중추 맡을 수 있다니" 비판
지난달 14일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6·3 대선 유세 행사에서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김경수(왼쪽)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거론되자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진짜 대한민국'인가"라고 개탄했다. 김 전 지사가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은 사실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안 의원은 8일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을 관할하는 핵심 부처 수장으로 여론조작 사건의 중심 인물을 지명한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 상식과 헌정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새 정부의 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친(親)이재명계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김 전 지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안 의원이 김 전 지사를 걸고넘어진 이유는 8년 전 본인이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던 제19대 대선과 관련이 있다. 안 의원은 "당시 대선에서 토론 때문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나의 지지율이 역전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먼저 '드루킹 여론조작'으로 내 지지율이 떨어졌고 그 후 토론회에서 그 문제를 지적했지만 대규모 사기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의원은 "이러한 일을 자행한 김 전 지사가 국정의 중추를 맡게 될 수 있다는 소식에 분노를 넘어 깊은 모멸감을 느낀다"고 울분을 토했다.
드루킹 사건에 연루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를 받은 김 전 지사는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중이었던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피선거권을 회복한 김 전 지사는 6·3 대선에 출마했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밀려 탈락했다. 이후 이 대통령 지지를 선언, '원팀'으로서 대선 유세를 도왔다.
안 의원은 다른 여권 인사들을 겨냥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그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재명 정부가 전면에 내세우는 인사들은 과거 정책 실패의 책임자이거나 지금 세상과 국제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인사는 통합이 아닌 분열, 쇄신이 아닌 퇴행으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