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무난한 헌법 이해도 등 고려하더라도
삼권분립 훼손 논란 피하기 어려워
'대장동 변호사들' 공직 진출 맞물려
과도한 '보은 인사' 논란 더욱 거세져
野 "유죄 판결 뒤집으려.. 철회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과 내란·명태균 특검법 등 재의요구 안에 대한 재표결 투표를 한 뒤 '따봉'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 사건을 수임해온 부장판사 출신 이승엽(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차기 헌법재판관 최종 후보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후보 거론 자체만으로도 사법 독립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이 변호사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변호사가 헌법에 대한 이해도는 충분하다고 본다. 이 변호사는 2010년 서울고법 재직 당시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로 2년간 근무했다. 당시 평가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를 잘 아는 한 변호사는 "실력으로는 정평이 나있다"며 "헌법에 대한 이해도는 두말할 것도 없다"고 평가했다. 또 헌재가 정통 법관 출신으로만 채워져 있어 다양화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이 변호사가 이 대통령의 형사재판 사건을 도맡아왔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변호해왔고, 위증교사와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도 맡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기소를 당했을 때는 무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이 '믿고 찾는 변호사'인 셈이다.

이를 두고 이 변호사가 헌법재판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자체가 사법 독립 훼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의 김준우 변호사는 "참모도 아니고 삼권분립을 수호해야 할 헌법재판관 자리에 얼마 전까지 사회적 논란이 큰 대통령의 사건을 도맡은 변호사를 보내는 건 상당히 부적절하다"며 "심지어 헌재의 다양성 확보에도 기여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헌법재판관은 권한쟁의심판 등 정부와 연관된 각종 법안에 대한 재판을 맡게 돼 이해충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변호사가 '영전'하는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이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들(김동아·박균택·이건태 의원 등)은 대거 공천을 받아 총선에서 당선됐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인단 소속 전치영 변호사는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내정됐고, 과거 '혜경궁 김씨' 등 사건을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는 민정비서관이 유력하다. "법정은 '깨끗'해야 한다"던 과거 이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한 지경이다.

국민의힘은 '보은 인사'는 물론이고 이 대통령의 안위를 위해 헌재까지 뒤흔들려고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헌법재판관 자리로 거액의 변호사비를 대납하려는 것이냐"라며 "단순히 보은 인사를 넘어, 잠재적 유죄 판결까지도 헌재를 통해 뒤집으려는 '사법 보험'을 들겠다는 노골적 의도라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본인(대통령) 사건을 맡은 분은 공직에 나가면 안 되냐"고 반문하면서 "이 변호사를 포함해 많은 분들에 대한 의견을 계속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364 김민석 총리 후보자, 재산 2.1억원 신고…병역은 ‘면제’ 랭크뉴스 2025.06.10
50363 검찰, 건진법사와 김 여사 측 주고받은 문자 내역 확보… 인사청탁 의심 랭크뉴스 2025.06.10
50362 "이 대통령 재판 연기는 위헌"‥헌법소원 4건 잇따라 제기 랭크뉴스 2025.06.10
50361 "24인분 주세요"…부산서 음식점 주문 사기 잇따라 랭크뉴스 2025.06.10
50360 대통령실 "이재명 시계 만들지 말라했다는 보도 사실 아냐" 랭크뉴스 2025.06.10
50359 3개 대형수사 동시 착수…‘윤 외환 혐의’까지 집중 수사 랭크뉴스 2025.06.10
50358 [속보] 이강인∙오현규∙이재성 골 폭발…쿠웨이트전 후반 4대0 리드 랭크뉴스 2025.06.10
50357 어머니, 공부는 유전입니다…한국 학생 본 美 교수의 팩폭 랭크뉴스 2025.06.10
50356 ‘시장 착시’ 부르는 거짓말…현대차의 소탐대실 [현장에서] 랭크뉴스 2025.06.10
50355 "설마 여기가 가격 내릴 줄이야"…'1000원 할인' 결단 내린 스타벅스, 왜? 랭크뉴스 2025.06.10
50354 대통령실, '李 시계 만들지말라 지시' 보도에 "사실과 달라" 랭크뉴스 2025.06.10
50353 카이스트서 석사 밟더니… 구혜선, 벤처기업 대표됐다 랭크뉴스 2025.06.10
50352 고 장제원 성폭력 의혹 '공소권 없음' 종결... 피해자 "용기 냈는데 비참" 랭크뉴스 2025.06.10
50351 사퇴 뜻 없는 이진숙, 국무회의 꼬박꼬박 참석…‘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랭크뉴스 2025.06.10
50350 홍명보호, 쿠웨이트에 전반 1-0… 전진우 A매치 데뷔골 랭크뉴스 2025.06.10
50349 李 대통령 아들 결혼식 겨냥 "일거에 척결"… 경찰, 글 작성자 추적 랭크뉴스 2025.06.10
50348 오스트리아 고교서 총격…학생 7명 포함 최소 8명 사망 랭크뉴스 2025.06.10
50347 냉면 먹던 90대 가슴 배지 뭐길래…결제 대신한 20대 해병대 랭크뉴스 2025.06.10
50346 이웃집 마당 들어가 반려견 학대한 40대 2명 입건…경찰 조사 랭크뉴스 2025.06.10
50345 윤건영 “윤석열, 지하벙커 뜯어 갔다”…청와대 회복 최대 걸림돌 되나 랭크뉴스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