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있다. 타스연합뉴스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면서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한 러시아가 내부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러시아 보안당국 문건이 공개됐다. 러시아는 문건에서 자국을 상대로 간첩 행위와 첩보 활동을 하는 중국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2023년 말∼2024년 초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8쪽 분량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문서에 중국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속내가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는 사이버범죄 단체 ‘아레스 리크스’가 NYT에 넘겼다. NYT는 이 문서가 최종본이 아닌 초안으로 보이며, 6개 서방 정보기관이 이 문서에 관해 “진짜로 보인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문서에서 FSB는 중국을 ‘적’이라고 부르며 “중국이 러시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문건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가 자국 병사와 첩보원을 우크라이나와의 전장에 몰아둔 틈을 타 대러시아 간첩 행위와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했다.

FSB는 중국 정보요원들이 러시아 공무원, 전문가, 언론인, 업계 인사 등을 자국 간첩으로 포섭하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 중국이 러시아 정권에 불만이 있는 러시아 과학자를 설득해 ‘민감한 기술’을 손에 넣으려 한 것으로 조사했다. 중국 정보요원들이 광산 회사와 연구기관을 통해 북극에서도 간첩 활동을 벌였다는 내용도 문건에 적혔다.

문건에 따르면 중국은 무인기(드론) 등 서방 무기와 최신식 전투 등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작전을 감시하기도 했다.

FSB는 문건에서 중국의 자국 침범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문건에는 일부 중국 학자들이 러시아 영토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러시아 동쪽에서 ‘고대 중국인’의 흔적을 찾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의 간첩 활동을 포착한 러시아는 방첩 활동을 강화했다. FSB 요원이 중국 측과 사업 협력하는 러시아 국민을 만나 “중국이 러시아의 선진 과학 연구 결과를 가지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문건은 전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 사흘 전 ‘협상-4’라는 이름의 새 방첩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NYT는 이 프로그램이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문서는 양측의 불신과 의심을 드러낸다”며 양국을 ‘불투명한 관계’라고 평가했다. 다만 FSB가 문건에서 “중국의 대러 지원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한만큼 양국의 협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 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는 북한에 이어 중국과도 관계를 밀착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8일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군사,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전방위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 후 대중국 경제·군사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이며, 러시아에 소프트웨어, 반도체칩 등을 공급하는 나라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소총, 방탄복, 드론 부품 등을 수출한 정황도 서방 국가 정보기관에 의해 포착됐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386 김용태 '개혁 드라이브'에 계파간 엇갈린 평가…권한·임기 논란도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85 울산 에너지업체 화재…폐기물 많아 진화 지연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84 “계란 사기가 겁나”… ‘한판에 7000원’ 계란값, 더 오른다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83 김문수,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잇따라 회동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82 [단독] 제네시스SUV, BMW·벤츠보다 비싸도 美서 인기 폭발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81 “아프면 쉬세요”…李 대통령 다시 꺼낸 ‘상병수당’ [이재명 시대]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80 '당권 도전' 관측 낳는 김문수, 나경원·안철수와 잇단 회동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9 ‘당권 도전설’ 김문수, 나경원·안철수와 회동…한동훈은 안 만나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8 이준석 제명 청원 37만 넘었는데…"민주당 딜레마 빠졌다" 왜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7 “대통령실 브리핑, 기자 질문도 비춘다…6월 중순 이후부터”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6 ‘이재명 대통령 상고심’ ‘사법 독립’ 결론 못 내고 미뤄진 법관회의, 재개는 언제쯤?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5 아메리카노 500원, 짜장면 3900원…백종원 더본 '폭탄세일' 왜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4 민주당, 이르면 6월 추경 통과 7월 특검 가동… 경제 회복·내란종식 쌍끌이 속도전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3 ‘촌철살인’ 박지원 “입술 조심하겠다”한 까닭은?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2 우상호 정무·이규연 홍보·오광수 민정수석 임명... 통합과 안정에 방점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1 김문수, 나경원·안철수와 잇단 회동…"당대표 선거와 무관"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70 ‘미친 가격’...백종원의 ‘승부수’, 통할까?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69 "잘못 본 줄 알았네"...계란 한 판 값에 '깜짝'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68 김문수, 나경원·안철수와 회동…한동훈은 만날 계획없는 듯 new 랭크뉴스 2025.06.08
49367 국민의힘 의원들 "민주당, 법사위원장 자리 반납해야" new 랭크뉴스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