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개털은 여과기 돌려도 감당 어려울 수 있어
물 자주 교체했을 가능성”…2023년 8월부터 사용량 급증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야외에 설치된 시설물로, 개 수영장 의혹이 불거졌다.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입주한 뒤 개 수영장으로 보이는 시설을 설치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관저 이전 공사 예산이 부족해 행정안전부 예비비까지 끌어다 쓰더니, 관저 예산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한 입주 이후에 대통령 부부의 사적 용도 시설을 추가 설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나랏돈으로 수백만원짜리 캣타워(고양이 놀이시설)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횡령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두 사람은 개 6마리, 고양이 5마리를 키운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1·2기 당 지도부 인사들을 대통령 관저로 불러 만찬을 했다. 1기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만찬이 끝난 뒤 페이스북에 관저 야외에서 이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여럿 올렸다. 이 가운데 풀밭 사이에 설치된 수영장으로 보이는 사진도 있었다. 파란색 타일로 마감된 직사각형 시설물은 단차를 두어 점차 깊어지는 구조로 물이 채워져 있었다. 가장 깊은 곳은 성인 무릎 높이 정도였다. 수조 주변은 대리석 재질로 마감됐다.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8일 한겨레에 “관저 공사 때는 없던 시설물”이라고 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관저 공사가 끝나고 두 달 뒤인 2022년 11월 입주했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관저에서 퇴거하지 않던 기간 수돗물 사용량이 터무니없이 많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관저에 작은 수영장이 하나 있다“는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실은 “관저를 방문하는 외빈을 위해 조경용으로 꾸민 작은 수영장이다. 깊이가 성인 무릎 정도로 얕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한겨레 취재로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관저에 입주하고 8개월 뒤인 2023년 6월부터 물 사용량이 급증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건영 의원실은 이날 한겨레에 “제보자 말에 따르면 관저를 이전하면서 내부에 수영장을 새로 설치했는데, 대통령 부부가 그 수영장을 사용한 것은 아니고 관상용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관저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와 친분이 있는 한 인사는 한겨레에 “관저 입주 이후에 온수가 가능한 수영장 시설을 설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이 사용하려면 불편할 것 같았는데 ‘개가 쓸 것이라 괜찮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개 수영장 설치 경험이 있는 업체 관계자는 “깊이가 10㎝면 유아풀, 90㎝ 이상이면 성인풀이다. 대통령실 설명처럼 조경용이라면 보통 ‘조경용 연못’이라고 하지 ‘조경용 수영장’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단차가 낮은 곳 아래에는 보통 여과 펌프, 온수·급수·배수 시설 등 기계실을 둔다. 만약 저 정도 물 높이에 온수 시설까지 설치됐다면 개 수영장으로 봐야 한다. 개털은 여과기로 돌려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물을 자주 교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해당 시설물이 건축 관련 법령을 어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50㎝ 이상 땅을 깎고(절토) 높이거나(성토), 콘크리트 등으로 마감하는 개발 행위는 토지형질변경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관저 이전 공사 당시 준공검사 등을 조작했던 대통령실이, 이후 추가로 설치한 개 수영장 의혹이 제기된 시설물 신고를 관할 구청에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골프 시설로 검토했다는 70㎡ 크기 ‘유령 건물’을 2년 넘게 미등기 상태로 숨겨놓은 사실이 한겨레 취재로 드러난 바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144 하츠투하츠 경호원 경호 논란… 사생팬 팔꿈치로 ‘퍽’ 랭크뉴스 2025.06.10
50143 [단독] 김병기 의원 부인, 과거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취업 청탁‥녹취록 입수 랭크뉴스 2025.06.10
50142 우상호 “대통령은 대화주의자···‘야당 상황 어떻습니까’ 계속 물어봐”[인터뷰] 랭크뉴스 2025.06.10
50141 조계사 국제회의장 화재 초진…문화재 반출도 고려 랭크뉴스 2025.06.10
50140 트럼프 장남, ‘LA폭동 한인자경단’ 소환… 한인회 반발 랭크뉴스 2025.06.10
50139 ‘이 대통령 아들 결혼식 테러 암시’ 글 신고…경찰, 작성자 추적 중 랭크뉴스 2025.06.10
50138 [속보] 소방 "조계종 국제회의장 화재 완진…대응 1단계 해제" 랭크뉴스 2025.06.10
50137 조계사 옆 불교중앙박물관서 화재…“스님·종무원 급하게 대피” 랭크뉴스 2025.06.10
50136 “쿠팡이 1위” 공정위 과징금, CJ프레시웨이·카카오모빌리티 등 Top5 불명예 랭크뉴스 2025.06.10
50135 [단독] 노랑통닭, 필리핀 식품기업 졸리비 품으로 랭크뉴스 2025.06.10
50134 “윤석열 원래 낙천적 ‘무죄 100% 확신’…김건희는 힘들어해” 랭크뉴스 2025.06.10
50133 “새 정부 출범” 공공기관장 임기 70% 1년 이상 남아 랭크뉴스 2025.06.10
50132 조계사 내 국제회의장 화재 초진…확대시 문화재 반출도 고려(종합) 랭크뉴스 2025.06.10
50131 한화,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美 지상·해양 동시 공략 랭크뉴스 2025.06.10
50130 文때 '청와대 캐비닛 수사' 악몽…'무덤 같은 용산' 넘겨준 속사정 랭크뉴스 2025.06.10
50129 이 대통령, 오늘부터 국민에게 장·차관 인사 추천받는다 랭크뉴스 2025.06.10
50128 이 대통령, 전 정부 국무위원들에 “너무 잘해주고 계신다”···3대 특검법 공포안 상정 랭크뉴스 2025.06.10
50127 “그런 거 뭐 필요합니까” 이재명 대통령, 기념품 시계 안 만든다 랭크뉴스 2025.06.10
50126 미국 주택시장과 경기사이클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랭크뉴스 2025.06.10
50125 소비자평가 1위는 '새벽배송'…'깜깜이' 결혼서비스는 꼴찌 랭크뉴스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