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주 오조리 세미 맹그로브 숲
탄소 저장 능력 뛰어난 맹그로브
우리나라엔 세미 맹그로브 ‘황근’
30년간 8890톤 탄수 흡수 기대돼

4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연안습지를 둘러싸고 일반 나무보다 탄소 저장 능력이 뛰어난 '황근'이 자라고 있다./문수빈 기자

지난 4일 바람이 일으킨 잔물결이 이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연안습지. 습지를 둘러싼 까만 현무암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가지마다 둥그스름한 초록색 잎을 내민 이 나무는 탄소 저장 능력이 뛰어난 ‘황근’이다. 황근은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주도가 선택한 나무다.

세미 맹그로브숲에서 만난 고기봉 전 오조리 이장은 “꽃이 진 후에 맺힌 황근 열매는 아무 데나 뿌려도 잘 자란다”며 “가지를 꺾어 바닥에 심어도 잘 자라고, 조류를 타고 떠내려가면 연안 갯바위에 자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맹그로브는 열대·아열대 지역의 해안 식물로, 일반 산림보다 탄소 저장 능력이 3~5배 뛰어나다. 이곳 오조리에 조성된 ‘제주 자생 세미 맹그로브숲’은 제주도가 올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인간이 배출한 탄소를 흡수하는 황근을 심어 숲 140헥타르(ha)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탄소 중립과 녹색 성장 사회로 가는 길을 제주도가 한발 앞서 걷고 있는 것이다.

45억원이 투입되는 세미 맹그로브숲 조성 사업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진행되는데, 첫 대상 지역이 바로 오조리다. 오조리에 국내 최대 규모 황근 자생지인 오름 ‘식산봉’이 있어서다. 제주도는 2026~2027년엔 구좌와 남원, 2028~2029년엔 한림과 대정에도 세미 맹그로브숲을 만들 계획이다. 제주도는 세미 맹그로브숲이 연간 296톤, 30년간 총 889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4일 고기봉 전 오조리 이장(사진 왼쪽)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연안습지에서 자란 황근을 설명하고 있다./문수빈 기자

고 전 이장이 세미 맹그로브숲 홍보에 나설 정도로 해당 사업은 민과 관이 함께 ‘맹글어’ 가고 있다. 고 전 이장은 “(연안습지의 규모가) 오조리만 80만평”이라며 “시흥·종달·하도까지 묶으면 엄청난 양이라 도에서 추진하는 목표는 달성될 것으로 봐마씸(보입니다)”이라고 말했다.

식목일을 앞둔 지난 3월 제주도는 황근 2035그루와, 마찬가지로 세미 맹그로브인 순비기나무 96그루를 심었다. 황근을 2035그루 심은 건 오는 2035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의미다. 이 행사엔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참석했다. 당시 오 지사는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 목표보다 15년 앞당긴 2035년을 탄소중립 목표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의 한 장면/JTBC

제주도는 세미 맹그로브숲으로 특색 있는 마을을 조성해 해안 경관 관광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오조리는 세미 맹그로브숲과 함께 연안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설치돼 있어 관광객들이 산책하기 위해 자주 찾는 장소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 덕에 지난해 방영된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6~8월 황근은 노란색 꽃을 피운다. 이 때문에 노란 무궁화꽃이 피는 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황근의 꽃말은 ‘복주머니’다. 탄소를 잡고 관광객도 부르는 ‘오조리 복덩이’라는 위치에 걸맞은 의미다. 고 전 이장은 “미래 세대에게 5조원이 아니라 50조원의 가치를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배출권도 확보할 방침이다. 탄소배출권은 세미 맹그로브숲이 탄소를 흡수하는 만큼 생기는데, 금액은 톤당 약 1만6500원이다. 세미 맹그로브숲이 30년간 8890톤의 탄소를 흡수한다고 가정할 때, 이에 따른 수익은 약 1억5000만원이다.

4일 세미 맹그로브숲이 조성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연안습지에서 환경부 관계자들이 다리 위를 걷고 있다./문수빈 기자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577 “미, 벙커버스터 12발로 포르도 폭격”…사실상 전쟁 개시 랭크뉴스 2025.06.22
50576 [단독]부산 고교생 3명 숨지기 전 학부모 ‘미귀가 신고’ 했었다 랭크뉴스 2025.06.22
50575 네타냐후 “트럼프에 감사… 역사적 전환점 만들었다” 랭크뉴스 2025.06.22
50574 "세계 성장시장서 한국 점유율 하락…중국과 수출 경쟁에 밀려" 랭크뉴스 2025.06.22
50573 이란 언론 "美뿐만 아니라 미국 시민도 합법적 표적" 경고 랭크뉴스 2025.06.22
50572 [속보] 이란 당국자 "美 공격 예상해 핵시설 미리 대피… 결정적 피해 없다" 랭크뉴스 2025.06.22
50571 "美, 이란 핵시설 공격에 벙커버스터 6발·토마호크 30발 투하" 랭크뉴스 2025.06.22
50570 [속보]대통령실, 긴급 안보·경제상황 점검회의···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관련 랭크뉴스 2025.06.22
50569 [속보] 대통령실, 긴급 안보회의 개최‥이란 핵 시설 타격 상황 점검 랭크뉴스 2025.06.22
50568 [속보] 대통령실 "美, 이란 핵시설 공격 관련 긴급 점검회의 개최" 랭크뉴스 2025.06.22
50567 트럼프 "이란엔 평화 아니면 비극뿐…공격할 표적 많이 남아" 랭크뉴스 2025.06.22
50566 [美 이란 공격] "6발 투하" 벙커버스터는…'지하시설 초토화' 초강력 폭탄 랭크뉴스 2025.06.22
50565 [속보] 트럼프 "목표물 아직 많다는 것 기억하라"... 이란에 '추가 공격' 경고 랭크뉴스 2025.06.22
50564 '복귀' 군불 때는 전공의들…자체 설문하고 정치권 접촉 랭크뉴스 2025.06.22
50563 무협, 올해 한국 수출 전망 -2.2%로 수정…당초 +1.8%에서 내려 랭크뉴스 2025.06.22
50562 얼굴 맞대는 여야 지도부‥'추경 대립' 해결될까 랭크뉴스 2025.06.22
50561 [속보] "美, 이란 핵시설 공격에 벙커버스터 6발·토마호크 30발 투하" 랭크뉴스 2025.06.22
50560 [속보] 이란 “미 공격 예상해 핵시설 미리 빼…결정적 피해 없어” 랭크뉴스 2025.06.22
50559 트럼프 “아직도 많은 표적있다…이란, 훨씬 더 큰 비극 따를 것” 랭크뉴스 2025.06.22
50558 VIP·예비부부 발걸음 잡는다…신세계百 강남점 가전 전문관 새 단장 랭크뉴스 2025.06.22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