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체적인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죄를 선고받은 40대 어린이집 교사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3부(부장판사 신수빈)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교사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6월 경남 김해 한 어린이집에서 당시 만 2세이던 B군이 ‘계속 뛰어다닌다’는 이유로 앉아 있던 B군 양팔을 잡고 일으켜 세운 뒤에 배 부위를 2회 밀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당시 만 2세이던 C군이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 5명이 보는 자리에서 C군 목을 잡은 후 식판 위로 얼굴을 누르고 억지로 입안의 음식물을 뱉게 해 신체적·정서적인 학대를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C군 관련 혐의는 1심에서 인정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B군에 대한 행위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A씨가 보육교사로서 적절한 주의나 훈계를 해야 할 상황이었던 점과 B군 배 부위를 밀긴 했으나 강도가 강하지 않았던 점 등을 무죄 근거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설령 훈육할 이유가 있었더라도 B군을 밀친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고 밀친 강도도 약하지 않은 점, 당시 다른 아동들이 A씨 눈치를 보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학대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봤다.
신 부장판사는 “피해 아동들은 만 2세에 불과했고 A씨는 어린이집 교사로서 이들을 잘 돌봐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거친 행동으로 신체적·정신적인 학대를 가했다”며 “지금까지 피해 아동들이나 그 부모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