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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에어로스페이스, 로켓 ‘오로라’ 2027년 첫 인도
비행기형…복잡한 발사 절차 없이 고도 100㎞ 도달
약 400억원대 예상…활주로 이·착륙 1000회까지
뉴질랜드 기업 던 에어로스페이스 만든 비행기 형태 로켓 ‘오로라’가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던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뉴질랜드 기업 던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비행기 형태 로켓 ‘오로라’가 활주로에서 대기하고 있다. 던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오로라’의 첫 인상은 2003년 퇴역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최고 속도 마하 2)’를 연상케 한다. 얇은 원통형 동체 좌우에 달린 삼각형 날개가 날렵한 인상을 준다. 누가 봐도 빨리 날 듯한 비행체다.

실제로 오로라 최고 비행속도는 마하 3.5에 이른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오로라는 전통적인 비행기는 아니다. 동체에 제트엔진이 아니라 로켓엔진이 달렸다. 과산화수소와 등유를 연소해 만든 추진력으로 우주까지 거뜬히 올라간다. 겉은 비행기지만 본질은 로켓이라는 얘기다.

오로라의 이런 ‘하이브리드 성질’이 최근 우주항공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0세기에 집집마다 자기 차를 소유하는 ‘마이카’ 시대가 열렸듯 21세기에는 ‘마이 로켓’ 시대를 열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슨 얘기일까.

‘비행기형 로켓’ 2027년 첫 인도

지난달 말 뉴질랜드 우주항공기업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자신들이 개발한 로켓인 오로라를 고객에게 2027년 첫 인도할 것이라고 회사 공식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오로라는 길이 4.8m로, 중형 승용차와 비슷한 크기의 무인 기체다.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오로라를 말 그대로 ‘판매’했다고 강조했다. 공산품을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 뭐가 특이한 일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로켓 업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모든 로켓은 제작한 주체가 발사도 맡았다. 로켓을 만든 기업·기관이 소비자에게 돈을 받고 로켓 소유권을 넘긴 뒤 “알아서 쏘세요”라고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국 기업 스페이스X는 물론 유럽우주국(E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모두 똑같다. 누리호 성능을 반복해 확인 중인 한국도 향후 같은 사업 모델을 따를 공산이 크다. 하지만 비행기 제조기업인 미국 보잉이나 유럽 에어버스가 항공사 사업까지 독점해 전 세계인들의 여객과 화물 운송을 도맡는다면 어떨까.

그간 로켓 업계가 이런 사업 모델을 이어온 것은 로켓 발사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발사장을 마련하고 이륙 이후 과정을 관리하는 일은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위성이나 우주 탑재체를 쏘려는 고객이 스스로 하기는 어렵다. 로켓을 만드는 측에서 해줬다는 뜻이다.

복잡한 발사 통제 필요 없어

그런데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오로라로 ‘판’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자신들은 오로라를 팔기만 하고, 띄우고 내리는 일은 고객이 알아서 하도록 했다.

비결은 간단하다. 오로라는 보통의 로켓처럼 운용 과정이 복잡하지 않다. 비행기 형상이기 때문이다. 별도 발사 통제 인력이나 별도 시설 없이 기존 공항에서 관제탑 안내에 따라 하늘로 올라가면 된다. 오로라는 최고 고도 100㎞, 우주의 시작점인 ‘카르만 라인’까지 상승할 수 있다.

오로라는 덩어리 하나로 이뤄진 비행기 형상이기 때문에 연립주택처럼 1~3단 동체를 일렬로 쌓아올렸다가 비행 도중 하나씩 떨어뜨리는 ‘단 분리’ 절차도 필요 없다. 일반적인 로켓에서는 기술적인 면에서 단 분리에 세심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임무를 마친 오로라는 착륙도 비행기처럼 활주로로 하면 된다.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 길이는 1000m면 충분하다. 세계 대부분의 공항은 이 정도 활주로를 갖추고 있다. 오로라는 간단한 정비를 마치고 착륙 4시간 뒤 다시 이륙할 수 있다.

오로라를 알아서 운용하는 대신 소비자는 경제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오로라 1대당 가격이 3000만달러(약 4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본다. 오로라의 재사용, 즉 이착륙 가능 횟수는 총 1000번에 이른다. 우주로 한 번 올라가는 데 대략 수천만원이면 충분하다는 의미다. 지금은 아무리 저렴해도 억대의 비용이 필요하다.

오로라를 사용하면 우주에서 세포 움직임 관찰 등 의학과 연관된 실험을 할 수 있다. 차세대 반도체를 태양광이나 방사선에 노출해 내구성을 확인하는 일도 가능하다. 대양 같은 외딴 곳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즉시 출동해 고공 촬영도 할 수 있다. 이런 임무 수행을 위한 기기를 오로라에는 최대 10㎏ 적재 가능하다.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고객들은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도달할 수 있는 항공기를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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