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법개정안에 드라이브
‘슈퍼’ 추경에도 관심
“통상 갈등 완화 기조 확인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5월 29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광장에서 '코스피 5000시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제공
지난주(6월 2~5일) 국내 증시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눈치 보기 흐름을 나타내다가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투자 심리를 회복했다. 휴일을 뺀 3거래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114.38포인트(4.24%) 올랐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부양 약속에 기대감을 드러내듯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 자금이 몰렸다. 증권 업종과 인공지능(AI) 관련 업종, 지주사 등이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하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했다.
5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약 10개월 만에 장 중 2800선을 돌파해 2812.05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916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증시를 견인했다. 외국인은 4일에도 1조507억원 ‘사자’에 나선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수한 건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도 1350원대까지 내려가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고용·서비스 지표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와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따른 원화 강세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나타난 ‘허니문 랠리’가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도 대선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대선 이후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며 “지난 9번의 사례를 보면 대선 한 달 후 주가는 3~4% 올랐고, 1년 뒤엔 14~16% 상승했다”고 말했다.
여당이 자본시장 우호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점도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이달 5일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대규모 상장회사의 집중투표제 강화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가 재정 정책을 적극 펼쳐 내수를 부양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이 대통령은 최소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다만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단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어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여대야소 정국으로 전환돼 정책 추진 속도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지주·증권·은행 등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정책 수혜 테마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부담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단기적으로 출회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발(發) 관세 이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은 상호관세 유예 기간인 7월 9일을 한 달여 앞두고 각국과의 관세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모든 국가에 대해 오는 4일까지 ‘최상의 제안’을 제시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두 번째 고위급 무역 회담을 연다. 이번 회담에서는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미중 무역 협상 재개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회담은 매우 잘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회담 결과에 따라 관세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갈등 완화 기조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미·중 무역 협의 관련 추가 재료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한국도 신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본격적인 관세 협상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 휴장일인 6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보고서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 지표에서 둔화 신호가 나타나면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된다. 증권가에선 5월 CPI는 4개월 만에 반등해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PI 또한 소폭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선반영된 우려 대비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다면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13일에는 국내 양대 벤치마크(Benchmark·성과 평가 기준 지표) 주가 지수인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의 정기변경이 예정돼 있다. 코스피200지수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 DN오토모티브, 지역난방공사 등 8개 종목이 편입될 예정이다. 반면 LX인터내셔널, 코스모신소재, PI첨단소재 등은 편출된다.
조선비즈
조은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