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갠지스 강에서 아침 의식을 치르는 인도 여성. AP연합뉴

[서울경제]

인도 정부가 2027년 카스트(계급) 정보를 포함한 인구조사를 실시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16년 만의 인구조사이자 1947년 인도가 영국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이후 처음으로 카스트 전체를 조사하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내무부는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2027년 인구조사에 카스트 정보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2027년 3월 1일부터, 해발 고도가 높은 히말라야 지역에서는 2026년 10월 1일부터 조사가 시작된다. 결과는 2030년께 발표될 예정이다.

인도는 1872년부터 인구조사를 시작해 1931년까지 카스트 정보를 함께 수집해 왔다. 그러나 1951년 독립 후 처음 실시된 인구조사부터는 달리트(불가촉천민)와 아디바시(원주민)만을 각각 ‘등록 카스트’와 ‘등록 부족’으로 분류해 집계했고 그 외 모든 사람은 일반으로 표시됐다.

가장 최근 인구조사는 2011년에 이뤄졌다. 당시 공식 인구는 약 12억1000만명으로 이 중 2억100만명이 달리트, 1억400만명이 아디바시로 집계됐다. 카스트 정보를 별도로 수집했으나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당초 인도 정부는 2021년에 차기 인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됐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고유의 사회 계급 구조다. 지역, 직업, 성(姓) 등에 따라 수천 개의 세부 집단으로 나뉘며 오늘날까지도 정치와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1950년 제정된 인도 헌법은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투표권을 부여하는 등 제도적 평등을 보장했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전체 인구의 40~50%로 추정되는 하위 카스트 계층에게 정부 일자리나 대학 입학 등에서 일정 비율의 할당제를 두고 배려했다.

이번 인구조사에 포함되는 카스트 정보는 향후 이러한 우대 정책을 설계하거나 조정하는 데 활용될 계획이다.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큐멘터리 감독 니킬 싱 라지푸트는 “정치 세력이 집단 투표를 유도하기 위한 도구로 카스트 조사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정 지역에서 하위 카스트 출신 후보를 전략적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위 카스트 계층에선 불만도 감지된다. 한 대학생은 “하위 계층에 대한 할당이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우리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푸남 무트레자 인도 인구재단 전무이사는 “역차별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존재하는 구조적 불평등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인도는 이제 자신이 살아온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단계에 왔다”고 평가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452 보디빌딩 ‘약투’ 5년… 되레 헬스장까지 주사기 퍼져 랭크뉴스 2025.06.08
49451 질문하는 대통령실 기자 생중계로 비춘다... 李 대통령 직접 지시 랭크뉴스 2025.06.08
49450 국힘 "법사위원장, 국회 정상화 위해 야당이 맡아야"(종합) 랭크뉴스 2025.06.08
49449 3실장 5수석 라인업 나왔다…李대통령, 실용 위해 서열 파괴 랭크뉴스 2025.06.08
49448 '실용'에 방점 찍힌 3수석 인사‥검찰·국회·국민 소통에 기대감 랭크뉴스 2025.06.08
49447 퇴출당한 러시아 음악가들 유럽무대 슬슬 복귀 랭크뉴스 2025.06.08
49446 고 김충현씨 사망사고 6일 만에 빈소 찾은 우원식···“책임 다하지 못해 죄송” 랭크뉴스 2025.06.08
49445 거침없는 슈퍼여당… ‘李 재판정지법’ 추진 랭크뉴스 2025.06.08
49444 3실장 5수석 라인업 나왔다…李대통령 코드는 서열 파괴·실용 랭크뉴스 2025.06.08
49443 대통령실 “브리핑 기자 질의도 생중계···카메라 4대 추가 설치” 랭크뉴스 2025.06.08
49442 라면부터 맥주까지···내란 6개월, 그 사이 가공식품 53개 품목 가격 올랐다 랭크뉴스 2025.06.08
49441 팔척귀, 야광귀, 수살귀... K귀신 총출동한 '귀궁' 흥행 비결은 랭크뉴스 2025.06.08
49440 “北 돌아갈래” 버스 훔쳐 통일대교 건너려던 탈북민 집행유예 랭크뉴스 2025.06.08
49439 "나가지 말아 달라" 요청 쏟아졌지만…李대통령, 민주당 단톡방 퇴장 랭크뉴스 2025.06.08
49438 골드만삭스, 엘앤에프 ‘매도’ 의견… “재무 건전성 취약” 랭크뉴스 2025.06.08
49437 잇단 공개 일정 김문수, 안철수·나경원도 만나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6.08
49436 자취 감추는 ‘남아선호’… 한국 등 선진국일수록 뚜렷 랭크뉴스 2025.06.08
49435 "DSR 3단계 전 막차 타자"...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량 급증 랭크뉴스 2025.06.08
49434 검찰개혁, 괜찮을까? [그림판] 랭크뉴스 2025.06.08
49433 김용태 “9월 전대·후보 부당교체 감사”…친윤 “한동훈 맞춤” 반발 랭크뉴스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