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가 지난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모습.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할 계획이 없다면서 머스크가 넌지시 내비친 화해 의향을 묵살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미국에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면서 다시 도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전세계가 보는 앞에서 요란한 ‘파국 드라마'를 선보인 뒤 확전은 피하려는 모양새지만, 갈등의 불씨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공개 비방전을 벌인 다음 날인 6일(현지시각) 머스크와 대화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그가 테슬라에서 잘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정부 계약 해지 가능성은 여전히 검토중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검토할 것이다”, “보조금이 너무 많다”고 보조금 지금 중단 가능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머스크와의 언쟁 중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 등을 겨냥해 “예산을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틀 연속 계약 파기를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머스크와 통화를 할 예정이라는 일각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정신을 잃은 그 남자 말이냐?”라고 말하면서 “그는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만 지금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3월에 구입한 테슬라 자동차를 팔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며 각계에서 비난받고 테슬라 불매운동이 번지던 당시에 머스크에 대한 지지를 표하기 위해 테슬라 세단을 구매했지만, 이제 3개월만에 팔아치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먼저 갈등 봉합 의향을 내비쳤던 머스크는 또 다시 도발을 이어갔다. 머스크는 전날 “트럼프와 머스크가 위대한 조국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억만장자 빌 애크먼의 게시글에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답하면서 화해 뜻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SNS 게시물을 자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항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연료를 공급할 때 쓰는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을 철수시키겠다고 한 발언도 철회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날 다시 “미국에는 중간층 80%를 대표할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자극했다. 그는 전날에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가 되었나?”라는 질문과 함께 엑스 이용자들에게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그는 이 설문에 응답한 사람의 80%가 창당을 지지했다면서 “이것은 운명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 정당의 이름을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라고 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싸움에 난처해진 공화당 의원들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진영은 조속한 갈등 해소를 주문하고 있다. 특히 양쪽 모두와 친분이 깊은 JD 밴스 부통령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그는 두 사람의 비방전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충동적이거나 성급하지 않다고 옹호했으나 머스크에 대한 직접 비판은 피했다.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사이기도 했던 ‘마가’ 세력의 대변자 스티브 배넌은 트럼프 6일(현지시간) ‘CBS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마약 복용과 중국과의 연루 여부를 들여다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머스크를 맹공격했다. 그는 ”그의 시민 자격도 조사해야 한다”라며 머스크의 미국 시민권 취득 경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18세 생일 직전 캐나다로 이주, 캐나다 시민권을 얻었고, 이후 2002년에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넌은 머스크가 수장을 맡았던 정부효율부(DOGE)가 “인공지능(AI) 모델에 입력하기 위해 자료를 가져갔는지 지금 조사해야 한다”라며 이는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이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71%는 트럼프 편을 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 등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는 누구의 편도 아니라면서 방관적 입장을 보였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운동 자금으로 약 2억7천만달러(약 3700억원)를 기부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올랐으며, 백악관에 들어와 정부 구조조정과 지출 삭감을 주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는 머스크가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후 급격히 나빠졌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 법안을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했고, 그의 반대는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099 러, 포로 교환 앞두고 우크라 대규모 공습···하르키우 최소 24명 사상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8 “트럼프, 참모들에게 머스크 ‘미친’ 행동은 약물과 관련 있어”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7 대선 이후 첫 주말 집회···“부정선거” vs “내란세력 박멸”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6 SNS서 학벌비하 댓글 논란 시의원 사과에도 제명 요구 잇따라(종합)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5 ‘이준석 의원직 제명’ 국민청원, 사흘 만에 30만명 넘겼다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4 “혹시 내 정보도?”…넷플릭스·디즈니+ 등 OTT 700만 계정 개인정보 유출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3 李대통령, 與지도부와 한남동 관저서 첫 만찬…메뉴는 한정식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2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 “쌀값 안 꺾이면 긴급 수입” 최후통첩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1 ​경기 분당서 아내 때리고 불 지르겠다고 협박한 40대 체포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90 “박원순 성희롱 인정” 판결 대법서 확정···피해자 변호사 “4년 만에 마땅한 결과”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9 이재명 대통령, 한남동 관저서 민주당 지도부와 저녁 만찬···메뉴는 한정식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8 경찰, 대선 직후 '비화폰 삭제 의혹' 김성훈 재소환···경호처장도 수사선상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7 ‘토론 후폭풍’ 이준석 제명 청원…사흘 만에 30만명 동의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6 “트럼프, 머스크의 ‘미친’ 행동은 약물과 관련 있어”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5 이준석 어쩌나, 제명 청원 ‘눈덩이’…사흘만에 30만명 넘었다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4 "겨우 3억밖에 못 써서 미안"…11살 초호화 생일파티에 말레이 '갑론을박'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3 신림선 샛강역 전동휠체어 추락…한때 열차 운행 중지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2 정권교체 후 첫 주말집회…"내란박멸" vs "부정선거"(종합)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1 전남 비하 논란 유튜버 ‘사과’… 오월단체 후원도 new 랭크뉴스 2025.06.07
49080 “트럼프, 머스크가 공격하는 이유 ‘약물 영향’ 언급”…파국 깊어질 듯 new 랭크뉴스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