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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조합선 설치 움직임…일부 입주민은 '자경단' 결성


동대문구 이문동 신축아파트에 설치된 조경석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 신축 아파트에서 벌어진 '조경석 논란'이 점입가경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조경석 설치 방침을 굽히지 않는 재개발 조합에 맞서 주민들이 '자경단'까지 결성했다. 전국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조합 운영을 놓고 불거지는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아파트 조합장은 지난 4일 조합원들에게 조경석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문자를 보냈다. 그는 "단지 후면 조경이 취약해 보강공사가 필요하다"며, "숲세권이라는 장점을 살려 향후 강북 대표 단지로 평가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조경석은 연령대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나, 소나무·바위·진달래 등과 조화롭게 배치할 계획"이라며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논란은 지난달 말 아파트 이름이 새겨진 대형 조경석 3개가 주민 모르게 설치되면서 시작됐다. 입주민 사이에서 "80년대 아파트 같다"며 논란이 일자 추가 설치는 일시 중단됐지만 지난달 28일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단지에 조경석 30개를 20억원에 설치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안건은 오는 27일 조합 임시총회에서 수목 식재·관리까지 포함해 34억원 규모로 재논의될 예정이다.

조합 방침에 반발한 주민 약 30명은 최근 별도의 '입주민 협의체'를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 이들 중 일부는 '비상연락망팀'을 꾸려 단지 안팎을 순찰하기로 했다. 조합이 또 무단으로 조경석을 설치하지 않는지 감시하고 적발할 경우 구청 등 관계 기관에 신고하는 역할이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자 관할 동대문구는 '주민 동의 없는 조경석 설치를 자제하라'는 행정지도를 조합에 내렸다. 하지만 구속력이 없어 갈등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갈등은 해당 단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잠실 한 재건축 아파트 입주예정자 카페에선 "우리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조합원 간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3년 조합 임원 등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아 기소·불기소 등의 처분을 받은 사례는 905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조합 임원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인길 대진대 스마트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감사를 조합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외부 전문가로 지정하는 등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이문동 신축아파트에 설치된 조경석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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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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