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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통증·외상 어떻게


‘아플수록 성숙해진다’는 표현이 있지만 사실 통증은 누구에게든 마뜩하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한창 성숙해지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면 성장과 함께 나타나는 통증을 어른보다 더 견디기 힘들 수 있다. 아이들이 느끼는 통증의 범위는 넓고 원인도 다양하므로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흔히 ‘성장통’이라 부르는 다리 주변의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사라지는 반면 성장판이 다칠 정도의 외상은 성장 후 평생 불균형을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장통은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통상 3~12세 성장기 아동에게 다른 특별한 이상 없이 나타나는 다리 통증을 일컫는다. 주로 무릎과 종아리, 허벅지가 아프며 낮보다는 밤에 통증이 심해진다. 그래서 간혹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지만 다음날이 되면 증상이 없어져 언제 그랬냐는 듯 잘 뛰어노는 모습이 흔하다. 대체로 활동성이 많은 남아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편인데, 한쪽보다는 양쪽 다리에서 같이 증상을 겪을 때가 많다. 또 한동안 없어졌다가 며칠에서 몇달 뒤 재발하기도 한다.

특별한 이상 없이 나타나는 통증

무릎·종아리·허벅지에 주로 발생

3주 이상 가거나 증상 심해지면

외상·대사성 질환 가능성도 의심


성장판 손상 동반된 골절 ‘주의’

양쪽 팔·다리 길이 달라질 수도


성장통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성장기에 뼈와 비교해 근육, 인대 등 뼈 주변 조직의 성장 속도가 달라서 생기는 일종의 근육통일 수 있다.

민재정 대전을지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뼈가 성장하면서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미처 발달이 덜 된 아이들의 근육이 낮 동안 심하게 쓰이느라 피로해져 밤이 되면 더 아프다는 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성장통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없어지므로 대부분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고 3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의 강도가 점점 심해질 때, 한쪽 다리만 아프거나 통증이 오전에 심한 경우 등은 일반적인 성장통이 아닐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또 다리를 주무르면 더 아프거나 발열과 부종 등이 동반될 때도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골절·탈구·염좌 등 외상을 비롯해 평발, 소아 류마티스, O형·X형 다리 등 무릎 각도의 이상, 칼슘이나 인 등 무기질 대사에 이상이 생겨 뼈가 약해지는 대사성 질환 등은 성장통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 밖에 경우에 따라 골종양이나 백혈병, 혈우병 등을 의심해봐야 할 수도 있다.

다른 원인질환이 없는 단순 성장통은 통증을 덜어주는 것이 최선이다. 아이가 자다가 일어나 통증을 호소하면 양육자는 침착하게 안아주는 등의 방법으로 안심시킨 뒤 다리를 주물러주는 것이 좋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가볍게 주무르거나 온찜질을 해서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통증이 다소 가라앉는 효과가 있다.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뾰족하지는 않다. 다만 통증을 줄이고 발생 빈도를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방법은 있다. 몸을 활발하게 움직이는 활동 전후에는 팔다리와 허리를 쭉 펴는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식사도 중요하므로 특히 근육과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게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발 크기에 맞지 않아 불편하고 다리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킬 수 있는 신발 대신 편안하고 충격을 잘 흡수해주는 신발이 좋다. 민 교수는 “성장통은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비슷한 증상인데 반드시 감별이 필요한 질환들도 있다”며 “자칫 방심하고 지내다가는 심각한 질병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평소 아이의 상태를 세심히 관찰해 관련 증상이 있다면 더욱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라나는 과정 자체가 통증의 원인인 성장통 외에 다쳐서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성장기엔 흔하다. 특히 소아가 입은 골절은 어른과 달리 미세하게 금이 간 미세골절이나 부러지지는 않고 휘어지기만 한 불완전골절도 많다. 이런 골절은 쉽게 발견하기 어려워 병원에서 정상이라는 소견을 들었다가 이후 통증이 지속되고 부어서 다시 골절 진단을 받기도 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다친 시점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때도 많으므로 일반적인 성장통과 달리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고 걸음이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거나 붓기가 있다면 부목 등을 사용해 보호한 뒤 시간이 지나 다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성장기에 골절이 발생했을 땐 성장판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대체로 여아는 13~15세까지, 남아는 15~17세까지 성장판이 뼈의 양 끝부분에 남아 있다. 보통 소아 골절의 20% 정도는 성장판 손상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성장판이 손상돼도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후유증 없이 잘 낫고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일부 심한 손상이 아직 성장이 많이 남은 아이들에게 발생한다면 양쪽 팔이나 다리 등의 뼈 성장이 멈춰 다친 쪽과 다치지 않은 쪽의 길이와 부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아이가 성장판을 다쳤다면 아이의 뼈 나이를 먼저 확인하고 성장이 얼마나 남았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또 어떤 경위로 어느 부위의 성장판을 다쳤는지도 치료 과정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통 골절이 뼈의 가운데에만 발생했다면 성장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골절이 뼈의 끝부분에 생겼거나 성장판을 가로지르는 형태라면 성장에 영향을 줄 위험이 커진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강한 충격을 입어 손상된 경우에도 성장판에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위에 따라서도 치료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팔꿈치의 성장판은 뼈가 자라 원래 형태에 가까워지는 재형성 능력이 떨어지므로 가능한 한 뼈의 정렬을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 이에 비해 어깨나 손목은 재형성 능력이 커서 성장기가 많이 남았다면 수술 없이도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강승철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그 외에도 관절을 침범했는지, 해당 관절의 움직임과 같은 방향의 골절인지 등에 따라서도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니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며 “만약 성장판 손상이 염려되는 경우라면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다친 곳과 그러지 않은 곳을 비교하면서 성장 속도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수술을 통해 양쪽의 성장이 비슷하도록 맞춰주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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