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용어사전 > 세계한잔 ※[세계한잔]은 우리 삶과 맞닿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에스프레소 한잔처럼, 진하게 우려내 한잔에 담는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최근 들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무허가 술집인 '홈바'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시의 한 낡은 아파트. 아무런 간판도 없는 가정집으로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려한 파티 조명 아래 20대 남녀가 한 데 모여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요즘 중국 대도시에서 성행하고 있다는 '무허가 홈바' 얘기다. 한국에선 홈바가 보통 자신의 집에서 '혼술'을 하거나 손님 초대를 하기 위해 차려 둔 '미니 바'라는 의미로 통용되지만, 중국에선 주거용 공간에서 무허가로 운영하는 술집을 일컫는다고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젊은 직장인들이 홈바에 열광하는 이유를 최근 다뤘다.

중국식 '홈바'는 가성비가 높아서 전문직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로이터=연합뉴스


역대급 불황에 고급 레스토랑 발길 '뚝'
FT는 중국에서 홈바가 성행하는 배경으로 불황과 외식산업의 침체를 꼽았다. 베이징시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외식업계는 전년 대비 무려 81%나 수익이 줄었다. 올해 1분기 손실도 5200만 위안(약 99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손실액 4억5400만 위안(약 868억원)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적자 폭이 큰 상황이다.

특히 호황기에 문을 연 고급 레스토랑 및 바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베이징의 한 고급 일식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A씨는 "금융 및 IT(정보기술) 회사 직장인들이 주 고객인데, 이들의 소득이 약 40~70% 감소하면서 우리도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고객들은 이제 와인을 주문해도 병이 아닌 잔으로만 한다"고 말했다. FT는 "특히 금융업계 종사자의 경우 (중국 은행들이) 급여를 대폭 삭감한 데 더해 이미 지급한 보너스까지 반환하라고 하면서 사정이 더욱 안 좋다"고 전했다.



가성비 좋고 '커플 매칭' 등으로 인기
지갑이 얇아진 중국의 젊은 직장인들은 '홈바'라는 대안을 선택했다. 홈바는 우선 가성비가 좋다. 베이징 북동쪽의 아파트에 차려진 B 홈바는 1인당 199위안(약 3만8000원)에 위스키와 칵테일을 무제한 제공한다. 레스토랑에서 와인 1병을 구입하려면 최소 500위안(약 9만5700원)인 것을 생각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다양한 이벤트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B 홈바를 운영하는 C씨는 "홈파티나 '커플 매칭' 행사를 열고 있다"며 "파티에 참여하려는 20대 초반 직장인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신문에 밝혔다. 이 홈바는 근처 대형 IT 기업과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에 다니는 젊은 직장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FT는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홈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략적으로 뛰어드는 사업가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주거용이지만, 실제 자신의 집에 홈바를 차리기보다는 홈바 운영을 목적으로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이 높진 않다고 한다. C씨는 "아무래도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부담이 크다"며 "일주일에 1~2회만 문을 열고 있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홈바가 불법이라 공안의 단속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베이징 올림픽공원 근처에서 아내와 함께 홈바를 운영하는 D씨는 "아는 부부가 홈바를 운영하다 이웃의 신고로 문을 닫았다"고 신문에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253 대통령실, 오광수 임명 우려에 "사법 개혁은 법으로 하는 것"...신임 수석 임명 랭크뉴스 2025.06.08
49252 “선생님 예뻐요, 사귀실래요” 초등생 발언…“교권침해 아냐” 랭크뉴스 2025.06.08
49251 [샷!] 좌표 찍고 달려간다 랭크뉴스 2025.06.08
49250 김용태 "9월초까지 전대 치를것…대선후보 교체과정 진상규명"(종합) 랭크뉴스 2025.06.08
49249 대통령실 정무수석 우상호, 민정수석 오광수, 홍보수석 이규연 랭크뉴스 2025.06.08
49248 李 대통령, G7서 ‘실용외교’ 시동…'피할 수 없는 외교전쟁' 랭크뉴스 2025.06.08
49247 트럼프 “머스크와 관계 끝났다”…‘심각한 대가’까지 경고 랭크뉴스 2025.06.08
49246 김용태 “‘후보 교체’ 파동 진상조사하고 9월 초까지 전당대회 열겠다” 랭크뉴스 2025.06.08
49245 1∼5월 비행기로 한일 오간 승객 1천만명 훌쩍 넘겨‥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5.06.08
49244 계란값 4년 만에 최고‥농경연 "가격 강세 이어진다" 랭크뉴스 2025.06.08
49243 김용태 “9월 초 전당대회, 탄핵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 랭크뉴스 2025.06.08
49242 홍준표 "사익만 추구하는 사이비 보수정당은 청산 되어야" 랭크뉴스 2025.06.08
49241 등교 첫날 "선생님 예뻐요, 사귀실래요" 초등생 발언이 성희롱? 랭크뉴스 2025.06.08
49240 김용태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진상규명" 랭크뉴스 2025.06.08
49239 [속보] 정무수석에 4선 중진 우상호, 홍보수석에 이규연 전 JTBC 대표 랭크뉴스 2025.06.08
49238 대통령실 정무수석 우상호·홍보소통수석 이규연·민정수석 오광수(종합) 랭크뉴스 2025.06.08
49237 [속보] 민정수석에 특수통 검사 출신 오광수…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 랭크뉴스 2025.06.08
49236 "일본 여행은 못 참지"...신기록 세웠다 랭크뉴스 2025.06.08
49235 [속보]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우상호···민정수석 오광수·홍보수석 이규연 랭크뉴스 2025.06.08
49234 법원 "아동학대 자진신고했어도 어린이집 최하위 등급 정당" 랭크뉴스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