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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캠퍼스 정문 인근 전광판에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문구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후문에 설치된 가로 6m, 세로 1m 크기 LED(발광다이오드) 화면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축하 문구가 나왔다. ‘전자 현수막’으로도 불리는 이 화면엔 15초마다 내용이 바뀌어 송출된다. 이날은 개교 이래 첫 대통령을 배출한 것을 기념해 당선 축하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중앙대 관계자는 “총동문회 등에서 전자 현수막 신청을 했다. 오는 11일쯤까지 게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학가에서 천 형태의 현수막 대신 전자 현수막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중앙대 외에도 서울대·세종대·숭실대 등이 대형 LED 화면이나 가로형 전자 현수막을 설치했다. 숭실대는 지난 2월 신양관 앞에 가로 14m 크기의 전자 현수막을 설치해 교내 홍보 및 공지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16학번으로 입학해 현재 서울의 한 대학에 근무 중인 김모(28)씨는 “학생자치나 대학행정에 필요한 천 현수막 제작을 줄이고 전자현수막을 이용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 후문에 설치된 전자현수막. '이재명 동문의 제21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송출되고 있다. 박종서 기자

전자 현수막은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전력소비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실물 현수막이 한번 사용되고 폐기 및 소각되는 것과 대비된다.

중앙대에 따르면 전자 현수막이 설치된 뒤 지난해부터 실물 현수막이 설치된 경우는 약 600건으로 전년도(2023년·800건) 대비 25%가량 줄었다. 지난해 3월부터 이날까지 홍보물 약 700건을 전자 현수막으로 송출했다고 한다.

전자 현수막 1개(가로 6m, 세로 1m 기준)의 시간당 전기 소비량은 200w 이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55인치 TV에서 사용하는 전기소비량과 비슷한 수치다. 반면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10㎡ 현수막 1매를 제작하고 폐기하는 데 온실가스 6.28㎏이 발생한다고 한다.

서울 소재 대학에 전자 현수막을 설치한 한 업체 관계자는 “초기 설치 비용을 제외하면 한 달에 전기세가 1만원 수준이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며 “대학에서 설치 문의가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물 현수막 설치 전면 금지 학교도
반면 천 현수막 설치에 대한 선호는 점점 줄고 있다. 한양대 서울캠퍼스는 지난해 9월부터 무분별한 현수막 설치로 인한 민원과 ESG 경영 등을 이유로 실물 현수막 설치를 전면 금지했다. 대신 전자우편 발송, 학내 디지털 정보 게시판 설치 확대를 통해 학내 사항 등을 홍보하기로 했다. 지난해 한양대 대학원에 입학한 박모(31)씨는 “학부 시절 버려지는 현수막이 많아 환경에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현재는 현수막이 없어 깔끔해 보이고 환경에도 긍정적일 것 같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 숭실대 신양관 앞 가로 14m, 세로 2.5m 크기의 전자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박종서 기자

이런 흐름의 배경엔 환경을 살리자는 인식이 있다. 기후변화대응 비영리민간단체(NGO)인 기후변화센터가 지난 1월 발표한 ‘2024 대학 기후 위기 대응 실천 순위’엔 중앙대가 1위에 올랐다. 지난 2023년 10위에서 9계단 상승한 배경에 대해 기후변화센터 관계자는 “현수막을 전자식으로 대체해 플라스틱 사용이 상당 부분 줄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도 전자 현수막의 보편화를 반긴다. 눈에 잘 띄는 위치에 현수막을 설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순위에서 밀릴 경우 기존에 설치된 현수막 위에 새 현수막을 거는 등 갈등이 일기도 했다. 전자 현수막을 도입한 한 대학의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23)씨는 “학기마다 동아리나 학회 홍보를 위한 현수막 경쟁이 반복됐는데 전자 현수막이 생겨 경쟁 없이도 다양한 홍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학교는 물론 학생 입장에서도 재정 부담도 줄었다. 대학생 정재현(24)씨는 “동아리 홍보를 위해 가로 6m, 세로 1m 크기 현수막을 만드는데 매번 8만원씩 썼는데, 전자 현수막 도입으로 불필요한 지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전자 현수막으로 15초마다 돌아가며 홍보물을 송출해 홍보 효과도 높아졌고, 학생 불만도 줄었다”며 “기후 위기 등에 맞서 전자 현수막 등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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