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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안 하던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유독 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근육통이다. 근육통 대부분은 운동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현상이라 유독 초심자에게서 심하다. 근력운동 마니아 사이에서는 근육통을 근육 성장의 신호, 혹은 훈장처럼 즐기는 문화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근육통은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그럼 이런 일시적인 근육통들을 종류별로 알아보자.

하나는 단순한 근육 펌핑이다. 펌핑은 특정 근육만 여러 번 반복해 사용할 때 근육이 일시적으로 커지는 현상인데, 근육이 내부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물을 최대한 머금어서 생긴다. 평소 안 걷던 사람이 어쩌다 많이 걸은 후 종아리나 허벅지가 땡땡해지거나, 팔굽혀펴기 후 가슴과 어깨가 일시적으로 불룩해지는 모습에서 볼 수 있다.

재밌는 건 이 펌핑 덕분에 근력운동 직후에는 같은 사람도 더 근육질로 보인다. 보디빌더들도 무대에 오르기 직전 가볍게 밴드를 쓰거나 맨몸 운동을 해서 계속 근육을 움직인다. 소위 ‘보디 프로필’을 찍을 때도 촬영 전 펌핑은 필수다. 펌핑이 오면 근육에 살짝 얼얼한 느낌이 들지만 심하게 아프지는 않다. 빠르면 수십분, 길어도 몇 시간이면 펌핑은 사라지고 근육질로 보여 잠시 기분이 좋았다면 그 시간도 끝난다.

그럼 일시적인 펌핑 말고 진짜 아픈 근육통으로 넘어가보자. 일단 운동 직후 길어야 몇 시간 안에 근육이 욱신거리는 ‘단기성 근육통’이 있다. 단기성 근육통은 근육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과도한 에너지를 내면서 생긴 수소 이온 같은 찌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과적한 화물차가 검은 매연을 풀풀 뿜는 것과 같다. 그래도 근육 자체가 손상된 건 아니기 때문에 짧으면 몇 시간, 길어도 하룻밤 자고 나면 몸에서 대사물질을 제거하면서 사라진다.

다음 순서는 진짜 악질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은 안 하던 등산이나 운동 후, 당일은 멀쩡했다가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부터 근육에 끔찍하게 알이 밴 기억이 있을 것이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붓고 알이 배서 어기적거리면서 걷거나, 다리를 제대로 굽히지도 못하고 로봇처럼 걸어야 할 수도 있다. 이게 황당한 건 운동 다 끝나고 하루 이상 지나 비로소 아프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지연성 근육통은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그 부위를 몸에서 자체적으로 제거하고 재건하는 일종의 미세 수술 과정 때문이다. 그러니 지독하게 아플 수밖에 없다. 과정이 과정인 만큼 회복까지 일주일 이상 걸리기도 한다. 특이한 건 지연성 근육통을 한 번 겪은 후에는 다시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해도 그만큼의 근육통이 또 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근육통을 조금이라도 덜 방법은 없을까? 워밍업과 스트레칭, 마무리 운동이 근육통을 일정 수준 줄여주는 건 사실이다. 운동 도중에도 중간중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노폐물이 문제인 단기성 근육통에 주로 통하고 근육이 물리적으로 손상된 지연성 근육통에는 효과가 크지 않다. 한편 등산 후 막걸리, 파전이 낙인 분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으나 운동 후 음주는 근육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뜨거운 사우나도 통증을 악화시키므로 냉찜질이 더 좋다.

일단 근육통이 왔다면 어떡할까? 가볍게 주물러주는 정도의 마사지는 도움이 되지만 아프도록 세게 누르는 건 금물이다. 걷기나 체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계속 움직여주고, 물을 자주 마셔준다. 근육통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면 병원에서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를 처방받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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