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머스크의 감세 법안 비판 이후 SNS서 설전
테슬라 주가 14% 폭락…뉴욕증시 하락 마감
AP연합뉴스


한때 ‘최강 브로맨스’를 자랑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계가 결국 최악의 파국을 맞았다.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서 물러나며 백악관과 결별한 지 1주일도 안 된 시점이다. 애초 ‘거대한 자아’를 지닌 트럼프와 머스크의 동맹은 오래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을 낳았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된 둘의 파경 과정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거칠고 추악한 난타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대규모 감세법인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을 공개 비판해 온 머스크에 관한 질문을 받자 “매우 실망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법안 내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머스크의 비판은 매우 놀라웠다”면서 “머스크가 ‘트럼프 착란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백악관과 결별한 후 트럼프 행정부를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오히려 적대적으로 변한 것 같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DOGE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머스크와 나는 좋은 관계였지만,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며 “머스크가 법안 대신 차라리 나를 비판하면 좋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엑스. 트럼프와 머스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설전을 벌였다. 로이터연합뉴스


그 바람은 곧 이뤄졌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되는 와중에 엑스를 통해 분노의 글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이 법안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거짓”이라며 “내게 한 번도 보여준 적 없고, 의회에서도 아무도 읽어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한밤중에 통과됐다!”고 반박했다.

특히 머스크는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돼 감세 법안을 비판하는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반격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 법안에서 전기차 인센티브 삭감을 유지해라. 하지만 법안 속의 역겨운 특혜의 산더미를 차버려라”라면서 “크고 추악한 법안 또는 얇고 아름다운 법안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 얇고 아름다운 것이 정답이다”라고 썼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당시 자신의 도움 없이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내가 없었으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라면서 “아주 배은망덕하다”고 쏘아붙였다.

머스크는 이어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가 되었나?”라는 온라인 설문을 시작했다. 극우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가 “나는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어야 할지 머스크 편을 들어야 할지 묻는 의원들을 알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생각해볼 것: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3.5년 남았지만, 나는 40년 넘게 주변에 있을 것”이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머스크는 또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는 한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의 글을 공유하면서 “그렇다”라고 적었다.

심지어 머스크는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면서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있으며, 이게 (파일을) 공개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폭로성 주장을 펼쳤다. 제프리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 착취 등으로 2019년 수감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월가의 큰 손이다.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 문건에는 트럼프를 비롯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영국 앤드류 왕자 등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다만 문건에 이름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것을 증명하진 않는다. 현재 법무부와 연방수사국이 수사 문건 공개를 검토 중이지만, 관련자 명예훼손 우려로 공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테슬라 차 시승하는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맹렬한 공격을 가해 온 머스크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반격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그저 미쳐버렸다”면서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머스크와의 정부 보조금 계약을 끊는 것이다. 난 조 바이든(전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는 글을 올렸다.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연방 정부 계약 파기를 시사한 것이다.

그러자 머스크는 곧바로 “대통령의 정부 사업 취소 발표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영화 <에일리언 VS 프레데터>의 싸움을 방불케 한 두 거물의 난타전은 미국 경제에도 엄청난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 소식에 강세를 보였던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고,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도 폭락하면서 1개당 10만달러선 유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14% 이상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1조달러가 붕괴됐다.

‘세계 최고 권력자’와 ‘세계 최고 부자’의 싸움이 불러올 파장은‘세계 최고 권력자’와 ‘세계 최고 부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상상만 했던 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격돌로 현실화하고 있다. ‘정략결혼’이 파국으로 끝나면 거대한 위약금이 오가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결별에도 엄청난 판돈이 걸려있다. 외신들은 둘의 싸움이 미국 정치와 경제에 어떤 파장을...https://www.khan.co.kr/article/202506061426001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145 제인 버킨의 오리지널 '버킨백' 내달 파리 경매 나온다 랭크뉴스 2025.06.08
49144 현직 시장 한밤중 '총격 피살'…멕시코서 무슨 일이 랭크뉴스 2025.06.08
49143 LA 한인타운에 이민당국 급습‥불법체류자 수십명 체포 랭크뉴스 2025.06.08
49142 전국민 25만 원 '골목상권 살려라'‥내수 훈풍 기대감 솔솔 랭크뉴스 2025.06.08
49141 "심각한 상황 아니라지만"…홋카이도 연쇄 지진에 '7월 대재앙설' 확산 랭크뉴스 2025.06.08
49140 이준석, 의원직 제명되나…청원 사흘 만에 30만명 넘어섰다 랭크뉴스 2025.06.08
49139 서영교, 오광수 민정수석설에 "모든 것 검토해 대통령께서 판단" 랭크뉴스 2025.06.08
49138 러, 포로교환 앞두고 우크라 공습…"전면전 후 가장 강한 공격" 랭크뉴스 2025.06.08
49137 李대통령, 만찬 뒤 "책임감·사명감 다시 확인…원팀으로 나아갈 것" 랭크뉴스 2025.06.08
49136 다섯살도 안돼 유치 빠진 손자, 당장 병원 데려가야할 이유 [Health&] 랭크뉴스 2025.06.07
49135 경찰, 대선 직후 김성훈 재소환‥특검 앞두고 수사 속도 랭크뉴스 2025.06.07
49134 "특수통 출신, 검찰개혁 못 맡겨"‥'오광수 반대론'에 인선 늦어지나? 랭크뉴스 2025.06.07
49133 마릴린 먼로 죽음 뒤…야구 전설 디마지오, 클린턴 외면하다 랭크뉴스 2025.06.07
49132 SNS서 학벌비하 논란 시의원 사과에도 '제명 요구' 글 1천개(종합2보) 랭크뉴스 2025.06.07
49131 [속보] 울산 시내버스 6개사 중 5곳 임단협 타결…파업 중단 랭크뉴스 2025.06.07
49130 李대통령, 與 지도부와 만찬…"국민 삶 나아지는게 진정한 성공"(종합) 랭크뉴스 2025.06.07
49129 이 대통령, G7서 ‘실용외교’ 시동…국제사회서 한국외교 되살린다 랭크뉴스 2025.06.07
49128 李 대통령, 與지도부 만나 “정치적 성과보다 국민 삶 개선이 진정한 성공” 랭크뉴스 2025.06.07
49127 [단독] 헌법재판관 후보군 3명 압축‥"이재명 사건 변호사 포함" 랭크뉴스 2025.06.07
49126 이 대통령 “정치적 성과보단 국민 삶 나아지는게 진정한 성공” 랭크뉴스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