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 고(故) 김충현씨와 관련해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유족, 사고 대책위 관계자로부터 요구 서한을 받은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6·3 대선 하루 전인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복이 기계에 끼어 숨진 고 김충현씨의 유족과 사망사고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6일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진상조사 요구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이 사망사고는 2018년 같은 발전소에서 발생한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와 판박이 같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7년이 지나는 동안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노동 현장을 여실히 드러낸 사고였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대통령실 앞까지 나와 유족 등이 전달한 진상조사요구안을 직접 수령했다. 갓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노동자 안전사고와 중대재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건너편에 있는 전쟁기념관 앞에서 유족과 사고 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을 만나 진상조사요구안을 받았다. 강 실장은 “안전조치 등이 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인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이재명 정부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7년 전에 고 김용균 선생님이 사고를 당한 같은 장소에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나 저희도 많이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더군다나 고인께서 옷이, 작업복이 말려 들어가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걸 보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이어 “노동자의 안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이재명 정부이기 때문에 후속 조치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 협력업체 분들도 트라우마가 많으실 것”이라며 “트라우마 (치유) 지원도 아끼지 않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실장의 발언은 이 대통령이 ‘국민 안전’을 국정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틑날인 전날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국가의 존재 이유 중 가장 큰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막을 수 있었는데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 달 20일에는 “목숨 걸고 일터로 가는 세상,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 고(故) 김충현 씨와 관련해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유족, 사고 대책위 관계자로부터 요구 서한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고 김용균씨의 모친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현장을 찾았다. 김 이사장은 강 실장에게 “(제가) 용균이 엄마”라며 “제발 이번 대통령만은 정말 믿을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린다. 잘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실장은 김 이사장의 손을 부여잡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고 김충현씨 유족 앞에서는 허리를 깊게 숙였다. 그는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 이전 정부와는 다르게 이 정부에서만큼은 노동자가 더 눈물 흘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태성 태안화력사망사고 대책위원장은 “노동자의 죽음이 진짜 민생”이라며 “그 죽음을 끊어내는 정부가 꼭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대통령비서실장이 이 서한을 받으러 나온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고 이해해 달라”고 했다.

면담이 끝난 뒤 진상조사 요구안을 들고 대통령실로 복귀하는 강 실장이 손으로 양쪽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참모진 인선 중이어서 ‘경찰서장이 진상조사 요구안을 받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그러면 안 된다”고 했고, 강 실장도 “직접 나와서 받는 게 맞다”고 하며 요구안을 유족으로부터 직접 수령했다.

문 대통령 만나고 싶어한 김용균처럼···김충현씨 책상엔 ‘이재명의 기본소득’ 놓여있었다“감회가 새롭다. 1년 전 이맘때 천안 능력개발교육원에서 받았던 느낌이 그대로 묻어났다. 새로운 선생님들도 알게 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지난달 26일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씨(50)는 자신의 블로그에 ‘전공 분야 보수교육’ 소감을 올렸다. 이 글은 지난 2일 숨진 그가 올린 마지막 글이 됐다. 김씨는 정비 부품 등을 선반으로 깎는 작...https://www.khan.co.kr/article/202506061600001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812 4000만원 상당 직구 EPL 유니폼 등 재판매한 대학생… 세관에 적발 랭크뉴스 2025.06.09
49811 [속보] '李 대통령 판결' 논의 전국법관대표회의, 30일 임시회 개최 랭크뉴스 2025.06.09
49810 대북 전단에 달라진 통일부 "강력히 중단 요구" 랭크뉴스 2025.06.09
49809 [단독] “김건희 샤넬백 로비 압수수색, 5000쪽 통일교 총재 보고서 포함” 랭크뉴스 2025.06.09
49808 ‘라면값 2천원’ 물은 李… “물가안정 수단 총동원” 랭크뉴스 2025.06.09
49807 [속보] 전국법관대표회의 오는 6월 30일 임시회의 속행 랭크뉴스 2025.06.09
49806 [이슈+] 류혁 "尹, 한 번도 제대로 수사받는 적 없어‥특검 밝혀야" 랭크뉴스 2025.06.09
49805 [단독] 정진석 전 비서실장, PC파쇄지시 의혹으로 고발돼 랭크뉴스 2025.06.09
49804 [단독] “김건희에 통일교 지도부 차원 로비 시도”…전 간부 쪽 반박 랭크뉴스 2025.06.09
49803 특검 앞두고 尹 '최대압박' 경찰…신병확보 다시 시도하나 랭크뉴스 2025.06.09
49802 "국힘 해산" 경고한 홍준표, '추경호 의혹' 관건이라며‥ 랭크뉴스 2025.06.09
49801 [속보] 전국법관대표회의 이달 30일 임시회의 속행 랭크뉴스 2025.06.09
49800 박형준 부산시장 “산업은행(고래)과 동남투자은행(참치) 바꿀 수 있다는 생각 위험” 랭크뉴스 2025.06.09
49799 [단독] "혹시 근무자세요?"… '지하철 방화' 신고 받은 119, 애타게 역무원 찾았다 랭크뉴스 2025.06.09
49798 [속보]‘이재명 대통령 상고심’ 결론 못 내린 전국법관회의, 30일 10시 다시 연다 랭크뉴스 2025.06.09
49797 국힘 당원들, 지도부 고소…친한동훈계 때리기 ‘불법 여론조사’ 의혹 랭크뉴스 2025.06.09
49796 흐려지는 아메리칸 드림… 美 경제 ‘이민 쇼크’, 소비·고용·물가 동시 압박 랭크뉴스 2025.06.09
49795 "200잔 값 먼저 낼게요"... 빽다방 할인행사에 등장한 얌체족 랭크뉴스 2025.06.09
49794 “AI·상법개정·수요반등 3박자” 삼전·SK하이닉스 동반 급등 랭크뉴스 2025.06.09
49793 이재명 대통령, 5대 그룹 총수·6개 경제 단체장 만난다 랭크뉴스 202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