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자신을 겨냥한 당 일각의 ‘수렴청정’설에 대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음모론까지 불사하는 조급증을 보니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권 원내대표가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음모론’이라며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는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생각이 없다. 할 수도 없다”며 “이미 의원총회에서 16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합의했다. 선거 일정까지 정해진 마당에 제가 어떻게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다음 지도부가 비대위 체제로 갈지, 아니면 전당대회를 개최할지도 정해진 바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 있겠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저를 향한 음모론은 논리적 정합성이 없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어제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한 이후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과 언론에서 허무맹랑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가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원내대표 임기 만료 전 차기 비대위원장을 임명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런 음모론은 대응할 가치 자체가 없고, 대응하는 게 당내 갈등을 키운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또 한 번 인내했다”며 “그러나 이 해괴한 음모론이 더 이상 보수 재건의 골든타임을 망쳐서는 안 된다”며 입장을 밝힌 배경을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 일각의 지적에 대해 “대선 직후에는 원내대표를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음모론을 펼치더니 이제 사퇴 의사를 표명하니 또 다른 음모론을 제기한다”며 “본인들이 비난하던 극단 세력과 정확히 동일한 행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발언들은 친한계를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까지 물러나면 권 원내대표가 자기 사람을 또 앉혀서 수렴청정하며 판을 주무르겠다 의구심을 사고 있다”며 “의구심에 화답하듯 비대위원들이 다 사퇴했다”고 주장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만약 오해라면 권 원내대표가 ‘말도 안 되는 오해다, 내가 사퇴했는데 그런 일 안 할 거다’라고 선언하면 끝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은 이와 관련해 공지를 통해 “사퇴를 표명한 원내대표가 후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며 매우 비상식적인 주장”이라며 “당내 책임있는 자리에 있었던 인사 가운데 이 같은 허위 주장을 방송, SNS로 확산시키는 사람들에 대해 법적 조취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