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인선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문진영 사회수석, 김용범 정책실장, 강 비서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유연한 '실용정부'를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팀 윤곽이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6일 이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경제성장수석에 하준경 교수 등을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기재부 1차관 등을 역임하며 경제 정책 전반에 높은 이해력과 국제적 감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강 비서실장은 "특히 코로나19 당시 위기 대응을 담당한 경험을 가진 인사로 이 대통령의 공약 실현과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집행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행정고시 30회에 합격해 임관했다. 이후 재경부 금융정책과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재경부 은행제도 과장,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금융위 부위원장, 기재부 제1차관까지 역임했다. 세계은행이 김 실장 재직 시절 그를 위해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보직을 새로 만들어준 일화는 유명하다. 퇴임 후에는 블록체인 업계 리딩 그룹인 해시드 산하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재명 경제팀은 올해 1분기 역성장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2차 추가경정예산안도 짜야 한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주도하는 중책을 맡는다.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산업 정책도 다시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전 대통령실의 경제수석 명칭은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꿨다. 경제 성장을 핵심 과제로 내세워 온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성장수석에 오른 하준경 교수는 이 대통령의 공약 수립 과정에도 참여해 대통령의 경제 성장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으로 재정기획보좌관을 신설하고 유덕현 중앙대 교수를 임명했다. 강 비서실장은 "유 보좌관은 손에 꼽히는 재정 전문가로서 민생 회복과 경제 활력을 위한 재정 전략 수립 및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재정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수석에는 문진영 서강대 교수를 임명했다. 강 비서실장은 "문 수석은 복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아동수당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 온 분으로 대통령의 복지 국가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분야의 전문성과 즉시 업무를 시작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비서실장은 "불황과의 일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이 같은 내용의 대통령실 1차 인선안과 함께 대통령실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대통령실은 국정상황실을 확대개편해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 하도록 하고,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안보실 2차장 소속에서 국가 안보실 직속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또 시민사회 수석실을 경청통합 수석실로 확대해 시민사회와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청년담당관을 신설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또 AI미래기획수석실을 설치하고, 지난 정부에서 사라졌던 여성가족부 비서관을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관리비서관을 신설해 청와대 이전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