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수 169석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재명 정부 합류로 사퇴한 비례대표 의원 2명의 승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조만간 168석이나 167석으로 줄어들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소수 정당들이 연합해 꾸린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순번에 따라 소수 정당 출신들이 의원직을 물려받게 되면서 이들의 당적 정리를 두고 각 정당과 승계 당사자들의 입장이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다.
6·3 대선 당일까지만 해도 민주당 의석은 171석이었다. 지난 4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과 함께 의원직을 사퇴해 일단 170석으로 줄었다. 같은 날 오후 인선 발표에 포함된 민주당 의원 3명도 의원직을 사퇴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다. 다만 위 실장과 강 대변인은 의원직을 정당 내에서 다음 순번이 받는 비례대표여서 전체 의석은 169석이 됐다.
문제는 승계 순번이 더불어민주연합 내 진보당·기본소득당 몫으로 공천된 이들이라는 점이다. 지난 총선 당시 비례대표 1~14번이 당선돼 15번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과 16번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이 이번 두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이들은 현재 민주당 소속이지만, 진보당과 기본소득당이 ‘승계 후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승계 당사자들 입장은 엇갈린다. 손 전 대변인은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진보당으로 돌아가겠다. 그래야 원래 야권 5당이 선거 연합을 했던 의미도 유지되고 이후에도 신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비서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당에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최 전 비서관을 “정치적 사기꾼, 의원직 도둑”이라고 비판했다.
결국은 민주당의 선택에 달렸지만 민주당은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손 전 대변인과 최 전 비서관이 의원직을 유지한 채 원래 당으로 돌아가려면 민주당이 이들을 제명해야 한다. 진보당 복귀를 원하는 손 전 대변인만 제명하면 168석, 두 명 모두를 제명하면 167석이 된다. 이들이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명 여부를) 아직 논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