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尹정부 장관들과 첫 대면
김밥 먹으면서 4시간 회의 주재
이진숙 등 '악연' 인사들도 참석
회의 직후 이완규 지명 철회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좀 어색하죠? 우리 좀 웃으면서 합시다."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주재한 첫 국무회의는 윤석열 정부 장관들과의
'불편한 동거
'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날 일괄사의를 표명했다가 반려된 국무위원들
의 표정은 잔뜩 얼어붙어 있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농담을 건네면서 장관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곧장 워커홀릭 본색을 드러내며 각 부처를 대상으로 고강도 회의를 이어갔다. 급기야 김밥 한 줄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4시간 가까이 마라톤 회의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회의 초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국무위원들을 향해 "우리는 다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하는 대리인이니까 국민을 중심에 두고 현재 우리가 할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여러분들이
매우 어색할 수도 있지만 공직에 있는 기간만큼은 각자 해야 될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다"고 당부했다. 당초 야당과 정부에 몸담아 사이가 썩 좋지는 않던 사이에서 정권 교체 이후 한 배를 탔으니 어색할 만도 했다. 다만 당분간 이재명 정부의 고위공직자로 일하는 동안 맡은 책임을 다해달라는 취지다.

'뼈 있는 당부'로 시작한 국무회의는 오전 10시 시작해 3시간 40분가량 이어졌다.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현안 보고를 진행했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이 주요 쟁점에는 대안까지 제시하며 의욕적으로 회의를 이끌면서 당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특히 최근 피해가 컸던 대형 산불 재해의 특이성과 대응책, 해결방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진행과정과 연구개발(R&D) 현안 관련 보고를 받고
"행정편의주의에서 벗어나달라"
고 지시했다.

회의는 점심시간에도 끊기지 않았다. 이에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모두 끼니를 김밥 한 줄로 떼워야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도중에 회의장 밖으로 나와 "
김밥 한 줄을 놓고 물 한 잔 하면서 회의를 하고 있다
"며 "대통령께서 알아야 하는 것을 중심으로 보고받고 계시고, 보고에 따라 필요한 지시사항을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로 인해
경제분야 보고가 장시간 이어지면서 교육부를 비롯한 사회분야와 외교안보분야 부처 보고는 디음으로
미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국무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는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 공개적으로 대립했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도 참석
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약 반년간 직무가 정지됐다가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겪었다. 회의 시작을 앞두고 중계 카메라에 비친 이 위원장은 입술을 앙다문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나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종료 직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
했다. 이날 회의에 배석한 이 처장의 후보자 자격을 바로 박탈한 것이다. 그는 앞서 4월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한덕수 전 총리에 의해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당시 이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고 있던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두고 "차기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 월권"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첫 국무회의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165 낮이 가장 긴 날 ‘하지’···전국에 비, 남부엔 ‘많은 비’ 랭크뉴스 2025.06.21
50164 "지방일수록 유리"…올해 '수학 1등급' 수보다 많은 의대 이 전형 랭크뉴스 2025.06.21
50163 코스피 3000에 올해 시총 500조원 불어나…‘1조 클럽’ 25개사 증가 랭크뉴스 2025.06.21
50162 김용현 보석이 쏘아올린 구속 기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나나 [서초동 야단법석] 랭크뉴스 2025.06.21
50161 올 메디컬 입시도 비수도권 유리…“지역인재 인원, 수학 1등급보다 많아” 랭크뉴스 2025.06.21
50160 여성들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여성상’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빌런[이진송의 아니근데] 랭크뉴스 2025.06.21
50159 ‘女 살해·유기’ 노래방 직원, 전처에겐 ‘1원 송금’ 스토킹 랭크뉴스 2025.06.21
50158 가해학생 학급교체 번복한 학폭위…경기교육청, 특별점검 착수 랭크뉴스 2025.06.21
50157 망치로 개 때려죽인 동물카페 돌연 영업중단… 동물들은 어디로? 랭크뉴스 2025.06.21
50156 대이란 ‘확전’ 기로에서···미국 ‘이스라엘 방공망 지원’ 구축함 증파 랭크뉴스 2025.06.21
50155 이스라엘, 2주가 전쟁 한계?…방공망 비용 감당 힘들 듯 랭크뉴스 2025.06.21
50154 日, 방위비 증액 요구에 美과 고위회담 취소 강수…韓 국방비 압박 코앞 랭크뉴스 2025.06.21
50153 부산 아파트 화단서 10대 3명 숨진 채 발견…"고교 친구 사이" 랭크뉴스 2025.06.21
50152 北, '태극기 지우기' 이어…월드컵 생중계 중 이강인 잡히자 랭크뉴스 2025.06.21
50151 키오스크가 불러온 비극···그림자 노동은 늘고 여성이 설 곳은 줄어든다 랭크뉴스 2025.06.21
50150 타국 실권자 '삼촌'이라 부르며 자국군 '뒷담화'... 태국 총리 실각 위기 랭크뉴스 2025.06.21
50149 [속보] 호남 곳곳 '호우 경보'‥광주·전남 산사태 특보 확대 랭크뉴스 2025.06.21
50148 [Why] 한국콜마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단순 오너리스크 아닌 이유는 랭크뉴스 2025.06.21
50147 급증하는 지반침하 신고…장마철엔 발밑 더 불안 랭크뉴스 2025.06.21
50146 핵협상 '빈손' 종료‥"이스라엘 잘하고 있어" 랭크뉴스 2025.06.21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