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英 연구팀 "무생물에 의한 하품 전염 현상 첫 확인…메커니즘 연구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하품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포유류와 일부 어류에게서는 한 개체의 하품이 다른 개체로 옮겨가는 하품 전염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사람 표정을 모방하는 로봇의 하품도 침팬지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표정 모방하는 인간형 로봇(안드로이드)
연구팀은 표정을 모방하는 인간형 로봇(안드로이드)을 만들고, 입을 다문 표정과 약간 벌린 표정, 하품하는 표정을 짓는 모습을 침팬지에게 보여주며 반응을 관찰했다. [Aline Sardin-Damasso & Mo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시티 세인트 조지 런던대(City St George's University of London) 베아트리스 칼보-메리노 교수팀은 6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인간 표정을 모방하는 안드로이드를 이용한 실험에서 안드로이드의 하품이 침팬지에게 전염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침팬지들이 안드로이드 하품을 보고 하품을 하거나 눕는 행동을 보였는데 이는 무생물 모델의 하품이 전염되는 것이 처음 관찰된 것이라며 하품이 단순히 자동 반응을 유발하기보다 휴식 신호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품 전염은 한 동물 하품을 보는 것이 다른 개체의 하품을 유발하는 현상으로 주로 포유류와 일부 어류에서 관찰된다. 하품과 하품 전염의 진화적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간의 포함한 일부 동물들은 다른 종으로부터 하품이 전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스페인 모나 재단 영장류 보호소(Fundació Mona Primate Sanctuary)에 있는 10~33세 침팬지 14마리를 대상으로 표정을 모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의 머리를 사용해 하품에 대한 반응을 조사했다.

안드로이드의 머리에는 표정을 만드는 근육 역할을 하는 회전 모터 33개가 장착돼 있어 하품을 포함한 다양한 표정을 10초간 유지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의 하품을 본 침팬지들의 반응
표정 모방하는 인간형 로봇(안드로이드)의 하품하는 모습을 본 침팬지들은 하품을 따라 하거나 잠을 자기 위해 눕는 행동 등을 보였다. [RMJM, Aline Sardin-Damasso & Mo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각 침팬지에게 안드로이드가 하품하는 모습과 입을 약간 벌린 모습, 입을 다문 모습 등 세 가지 표정을 15분 동안 보여주는 실험을 침팬지당 4차례씩 하면서 반응을 촬영해 분석했다.

침팬지들은 안드로이드의 다양한 표정에 점진적 방식으로 반응했다. 14마리 중 8마리는 안드로이드의 하품을 보고 하품을 하는 하품 전염 현상을 보였고, 8마리는 눕는 행동을 했으며, 일부는 눕기 전에 침구를 모으는 행동도 했다.

하품 전염 현상은 안드로이드가 하품하는 경우 가장 많이 나타났고, 입을 반쯤 벌린 경우에는 하품 반응이 감소했으며, 입을 다문 표정일 때는 하품 전염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또 침구를 모으고 눕는 행동도 하품 조건에서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무생물 모델에 의한 하품 전염이 처음으로 관찰된 것일 수 있다면서 이런 반응의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향후 연구에서 로봇의 다른 행동도 동물에게 전염될 수 있는지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보-메리노 교수는 "인공 매개체에 대한 영장류의 하품 반응 연구는 인간을 넘어서 사회적 인지와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이런 학제 간 연구가 심리학, 로보틱스, 동물학 같은 여러 분야의 협력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Scientific Reports, Ramiro Joly-Mascheroni et al., 'Chimpanzees yawn when observing an android yaw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5-98639-z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637 ‘PK 재선’ 최형두 “눈치보다 용기 못 냈다”… 국민의힘 ‘릴레이 사과’ 랭크뉴스 2025.06.06
48636 아파트 위로 쓰러진 80t 공사 장비… 주민 긴급 대피 랭크뉴스 2025.06.06
48635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용범·경제성장수석에 하준경 임명 랭크뉴스 2025.06.06
48634 野 "이 대통령-트럼프 통화 지연… 美, 새 정부 노선 의구심 반영" 랭크뉴스 2025.06.06
48633 버티는 김용태 명분은 "尹 절연 매듭"... 친윤 "이미 끝난 일" 반발 랭크뉴스 2025.06.06
48632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확대 개편…국정기록비서관 복원 랭크뉴스 2025.06.06
48631 진성준 "전 국민 지원금, 2차 추경 당연히 포함… 재정 여력이 관건" 랭크뉴스 2025.06.06
48630 대통령실, 사법제도비서관실 설치… “사법부가 인권 보루로” 랭크뉴스 2025.06.06
48629 "팝콘각이네"…트럼프-머스크 요란한 파국에 SNS도 '후끈' 랭크뉴스 2025.06.06
48628 경호처, 공채·경채 모두 전면 취소 랭크뉴스 2025.06.06
48627 李, 정책실장 김용범, 경제성장수석 하준경, 사회수석 문진영 임명 랭크뉴스 2025.06.06
48626 李대통령, 광복회 삭감된 예산 원상복구 조치 당부 랭크뉴스 2025.06.06
48625 대통령실, 여가비서관을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국정기록비서관 복원 랭크뉴스 2025.06.06
48624 “충주맨 뛰어넘었다”···선거 안내 영상이어도 ‘493만뷰’ 넘겼다 랭크뉴스 2025.06.06
48623 대통령실, AI 수석·사법제도비서관 신설… 조직 개편안 랭크뉴스 2025.06.06
48622 [속보]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김용범 전 기재차관...경제성장수석 하준경 교수 랭크뉴스 2025.06.06
48621 정책실장 김용범·경제성장수석 하준경·사회수석 문진영 랭크뉴스 2025.06.06
48620 "티타임 회의에 '티'가 없네?"‥'물도 싸갈 판' 용산은 폐허 랭크뉴스 2025.06.06
48619 트럼프-머스크 ‘정략결혼’ 파탄…공화당 의원들은 누구 편들까 랭크뉴스 2025.06.06
48618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임명 랭크뉴스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