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미·중정상 첫 통화
중국 측이 전한 두 정상 통화내용
중국 측이 전한 두 정상 통화내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마주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희토류와 반도체 칩 수출 통제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전화통화를 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두 정상의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미관계라는 큰 배의 항로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방향을 잘 잡아야 하며 다양한 방해, 심지어 파괴를 배제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12일 미·중 관세휴전을 선언한 ‘제네바 공동성명’이 “국제사회의 폭 넓은 환영을 받았으며 대화와 협력이 유일하게 올바른 길임을 증명했다”며 “중국은 말하면 반드시 행한다. 합의에 도달했으니 양측 모두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은 제네바 공동성명 이후 협정을 엄격하고 진지하게 이행했다”며 “미국은 실사구시(실질적 일에 나아가 옳음을 구한다)의 태도로 진전을 바라보며 중국에 대한 부정적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조치는 제네바 공동성명 이후 미국이 단행한 반도체 칩 수출 통제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쌍방은 외교, 경제·무역, 군대, 법 집행 등 각 분야의 교류를 증진하고 공통된 인식을 증진하고 오해를 줄이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며 극소수의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중·미 양국을 갈등과 대립의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존중하며 미·중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 경제가 강력한 성장을 유지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미·중협력은 좋은 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겠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좋은 합의에 도달했다”며 “미국은 중국과 함께 노력하며 협정을 이행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 유학생이 미국에 와서 공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체결된 미·중 무역 합의를 둘러싼 이견 등 무역 현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제네바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를 90일간 대폭 낮추는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비관세 조치 해제를 약속해놓고도 핵심 광물과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며 합의 위반을 주장했다. 중국이 합의 위반을 부인하며 오히려 미국이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등 차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미·중 간 긴장감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이 미·중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며 시 주석과 이와 관련해 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공식적인 통화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이 마지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언론 인터뷰 등에서 취임 후 시 주석과 통화했다고 주장했으나 중국은 전면 부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SNS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을 좋아한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시 주석은 매우 강경하고 협상 상대로 어려운 인물”이라고 적기도 했다.
두 정상의 통화가 확인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1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당시 통화에서는 국내 사정이 다른 두 나라 사이에 의견 불일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에 관한 문제이므로 미국이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