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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보물 ‘일장기 위에 그린 태극기’
조선독립신문 보자기처럼 감싼 채 발견
(왼쪽)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취임 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서울 은평구 진관사 경내에서 발견된 일제강점기 태극기.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제공

제21대 대통령 취임 이튿날인 5일 이재명 대통령은 태극기 모양의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고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그런데 배지를 자세히 보면, 평범한 태극기와 달랐다. 이유가 있었다.

이 대통령이 단 배지는 ‘서울 진관사 태극기’를 본뜬 것이다. 2021년 국가 보물로 지정된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26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의 칠성각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불단 안쪽 벽체에서 발견됐다.

승려가 숨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극기는 발견 당시 ‘조선독립신문’, ‘독립신문’ 등을 보자기처럼 감싸고 있었다. 국가유산청은 이들 신문이 1919년 6월6일부터 12월25일까지 발행된 것을 근거로 “진관사 태극기 역시 3·1 만세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 페이스북 갈무리

국가유산청은 “진관사 태극기는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의 형상을 먹으로 덧칠해 항일 의지를 극대화했다”며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여서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한다. 왼쪽 위 모서리는 불에 타 손상됐고, 여러 곳에 구멍이 뚫린 흔적이 있다. 때문에 이를 본떠 만든 배지 역시 모서리가 찌그러진 것처럼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이 같은 특징들로 볼 때 이 태극기가 “3·1 만세운동 당시 혹은 그 이후 현장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함께 발견된 독립신문에는 태극기에 대한 기사가 실려있었는데, 태극과 4괘에 대해 “‘힘과 사랑’을 토대로 ‘자유와 평등’을 온 세상에 실현해 나가는 뜻으로 새롭게 해석돼 있어 의미가 크다”고 한다. 기존엔 태극과 4괘가 우주 만물의 기본 요소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됐던 것과 다른 시각이다.

이 대통령에게 이 배지를 준 건 우원식 국회의장이다.

우 의장은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취임 기념 원내 정당 대표 오찬 후, 지금이야말로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한 때라는 의미에서 3·1운동 때 사용했던 진관사 보관 태극기 배지를 달아드렸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 대통령이 “‘정말 의미 있는 태극기네요!’라며 반겼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4일에 이어 이날도 이 배지를 찼다. 우 의장은 제106주년 3·1절을 앞둔 지난 2월28일 진관사 태극기를 국회 벽면에 걸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한 바 있다.

2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외벽에 제106주년 3·1절을 맞아 진관사 태극기를 형상화한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우 의장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배지들을 자주 차고 있다. 4월 즈음엔 제주 4·3을 기리는 ‘동백꽃 배지’를 찼는데 일부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를 ‘공산당 배지’라며 악의적으로 왜곡하자 “이는 제주 4·3 피해 가족들이 저의 가슴에 달아준 배지”라고 밝혔다. 당시 우 의장은 “피해 가족들의 피맺힌 한을 우리 국가가 꼭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진상을 규명해 국가 공권력에 의한 우리 국민의 피해도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랑스럽게 가슴에 붙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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