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출근길 이례적 발언…"국가 백년대계…국민 위해 바람직한 방향 무엇인지 설명 필요"
대법원 법원행정처, 내주 국회에 의견서 제출 예정…배형원 차장, 소위서 우려 전달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입장해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5.6.4 [국회사진기자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은 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추진 중인 '대법관 증원법'과 관련해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전날 국회 법사소위를 통과한 대법관 증원법 관련 의견서 제출 계획을 묻는 말에 "헌법과 법률이 예정하고 있는 대법원의 본래 기능이 무엇인지, 국민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개편 방향이 무엇인지를 계속 국회에 설명하고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정부 내 신규 증원 대법관이 모두 선발될 수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법원행정처를 통해 계속 국회와 협의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조 대법원장은 또 대법관 증원만으로 재판 지연과 대법관 다양화 등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느냐고 보는 질문에는 "여러가지 그런 (것이) 얽혀있는 문제이고 국가의 백년대계가 걸려 있는 문제고, 오랫동안 논의해온 문제이기 때문에 행정처를 통해 좀 더 설명을 드리고 계속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출근길에 특정 사안에 관해 구체적인 입장을 이처럼 상세히 밝힌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언급은 정치권 주도의 급작스러운 대법관 증원에 완곡하게 원론적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국민의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법제도 틀의 변경은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속에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회와 더욱 교감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대법관 증원법이 민주당 주도로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법안심사1소위를 열어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뼈대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1년에 4명씩 총 4년간 16명을 늘리되 법안이 공포된 뒤 1년간은 그 시행을 유예한다는 내용의 부칙을 담아 위원회 대안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단독으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다음주 중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는 그동안 외국 선례 등을 참고해 상고심의 바람직한 구조와 적절한 대법관 수, 구성 방안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내용을 정리해 최대한 신속하게 국회에 제출하고자 의견서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처 내부적으로는 대법관 증원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증원 규모를 먼저 정해놓기보다는 상고심 구조에 대한 검토가 우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형원 행정처 차장은 전날 소위에서 "단기간에 대법관의 과반수 또는 절대다수를 새로 임명할 경우 필연적으로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이런 논란은 임명 시기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대법관 수만 대폭 늘리는 개정안은 상고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대법원의 본래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추후 개정안 논의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출석해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417 [단독] 구글 '인앱결제' 참다못한 韓게임업계…10조 소송 걸었다 랭크뉴스 2025.06.06
48416 베이커리류 1·2위 나란히 차지한 ‘건강빵’…창고형 할인점까지 번진 ‘저속노화’ 열풍 [똑똑! 스마슈머] 랭크뉴스 2025.06.06
48415 ‘러너스하이’에 푹 빠졌다? 내 고관절은 소리 없는 비명[헬시타임] 랭크뉴스 2025.06.06
48414 이번 대선이 총선이었다면 국힘 108→99석, 개헌 못막는다 랭크뉴스 2025.06.06
48413 '인간백정' 伊 마피아 두목 보호관찰 종료…사회적 공분 랭크뉴스 2025.06.06
48412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68% 폭등(종합) 랭크뉴스 2025.06.06
48411 이렇게 못할 수가···답 없는 중국 축구, 6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랭크뉴스 2025.06.06
48410 [속보] 머스크, '트럼프 탄핵' 게시물에 "예"라고 답글 달아 랭크뉴스 2025.06.06
48409 “한밤중 ‘프리즌 브레이크”…지진 틈타 200여명 탈옥한 ‘이 나라’, 어디? 랭크뉴스 2025.06.06
48408 거대여당 새 원내대표 '친명vs친명' 경쟁…서영교·김병기 출사표 랭크뉴스 2025.06.06
48407 [속보] 美재무부,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 랭크뉴스 2025.06.06
48406 [오늘의날씨] 일교차 큰 현충일…한낮 강릉 31도·서울 28도 랭크뉴스 2025.06.06
48405 [단독] '일방 처리' 선 그은 李 대통령, 대법관 증원 속도전 직접 막았다 랭크뉴스 2025.06.06
48404 고1 학평 영어 유출… 17개 시도교육청 공동 수사의뢰 랭크뉴스 2025.06.06
48403 [단독]비리감찰·인사검증 맡을 공직기강비서관에 '83년생 변호사' 랭크뉴스 2025.06.06
48402 "10만원에 시험 대신 쳐드려요"…73명 무더기 적발, 무슨 시험이길래? 랭크뉴스 2025.06.06
48401 트럼프, 연일 '쓴소리' 머스크에 "매우 실망…관계유지 미지수" 랭크뉴스 2025.06.06
48400 김민석 “지금은 제2 IMF 같은 상황…민생·통합 매일 새기겠다” 랭크뉴스 2025.06.06
48399 ‘화장품 먹방’ 대만 인플루언서, 24세에 돌연 사망 랭크뉴스 2025.06.06
48398 시진핑 "미국 부정적인 조치 폐지하고, 대만문제 신중 처리해야" 랭크뉴스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