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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더중플 - 이재명, 그 결정적 순간 " 제가 하는 모든 일에는 우리의 삶, 우리 서민들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돼 있습니다. (2022년 1월 24일, 성남 상대원시장 유세 연설) "
이재명 대통령이 6월 4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스스로 참혹했다고 표현한 이재명 대통령의 삶은 대관절 어떤 것이었을까요? 궁금증에서 출발해 찬찬히 그의 삶을 훑어본 기자는 그 과정에서 아찔함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삶은 참혹했을 뿐 아니라 아슬아슬했습니다. 하나라도 잘못 넘거나 넘는 데 실패했다면 지금의 이 대통령은 없었을지도 모를 고비들이 숱하게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선주자 탐구’를 통해 그의 인생을 한 차례 소개했던 ‘더중앙플러스’가 그의 과거와 현재를 결정한, 말 그대로 ‘결정적 순간’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려는 이유입니다. 그 결정적 순간들은 어쩌면 그의 미래, 그리고 국가의 미래까지 점쳐볼 수 있는 귀한 사료이자 토대가 될 것입니다. 그 ‘결정적 순간’들이 이 대통령의 향후 정책 결정과 국가 경영 과정에서 ‘결정적 순간’으로 여러 번 되살아날 것이기 때문이죠. 이 대통령의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결정적 순간, 곧 ‘가난과 어머니’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6월 1일 경북 안동시 유세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옛 은사인 박병기(왼쪽) 선생님이 가상의 대선 후보 평가 성적표를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제 1회 가난, 어머니, 그리고 선생님


" 열, 열하나, 열둘…. "
숫자를 세던 이재완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가 새던 건 폭행의 ‘개수’였다.

담임교사가 한 학생을 불러낸 건 그 직전이었다.

" 니 어제 미화 작업 왜 빠졌노? "
불려 나온 아홉 살짜리 아이가 답했다.

" 어무이 일하는 거 도와야 돼가 그랬심니더. "
교사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 니는 학교는 하나도 안 중요하나? 갖고 오라카는 거는 한 번도 안 가 오고, 학교 빠지는 거는 밥묵듯이 하고. 선생님이 우습나? "
솥뚜껑 같은 손바닥이 그 아이의 조그만 뺨을 가격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그 체벌을 수긍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하루하루의 살이가 힘겨운 그에게 학교의 요구는 버거운 것이었다. 미술 시간 준비물이라는 크레파스, 도화지 같은 걸 살 돈이 없었다. 각종 ‘강조’ 시간은 더 싫었다. 불조심 강조 기간, 간첩신고 강조 기간, 쥐잡기 강조 기간 때마다 문구점에서 파는 리본을 사서 붙여야 했다. 그걸 살 돈이 있을 리 만무했다.

벼르고 벼르던 담임교사가 날을 잡았다. 그는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한 대, 두 대, 세 대, 네 대….

아이는 그 체벌에 승복하지 않았다. 승복하는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대 한 대 맞을 때마다 고개를 더욱 빳빳이 쳐들었다. 물리력의 강도는 그럴수록 강해졌다. 아이의 뺨은 구타의 충격과 터져 나온 코피가 범벅돼 검붉어졌다.

자리에서 숨죽이고 앉아 그가 맞을 때마다 그 수효를 낮게 헤아리던 이재완은 폭행 피해자의 팔촌이었다. 그의 번호 세기는 ‘스물일곱’에 이르러서야 멈췄다. 그 아홉살 소년 이재명은 그제야 교사의 손아귀에서 놓여났다.

" 야, 재맹아. 니 진짜 맷집 대단타. 스물일곱 대를 맞으면서 우애 고개를 안 숙이노? "
학교가 파한 뒤 이재완은 이재명에게 달려갔다.

" 니 눈에서 불꽃이 튀드라. 선생님도 아마 때리면서 움찔했을 끼다. "
그 소년이 무자비하게 맞아야 했던 이유는 단 하나, 가난이었다. 가난이 죄라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야 했고, 간혹 교사의 화풀이 폭행 대상이 돼야 했던 그 소년이 훗날 대통령이 될 거라고 했다면 누가 믿었을까. 아마 이재명 대통령(이하 경칭 생략) 본인도 믿지 않았을 거다.

그러나, 학교에는 폭력 교사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참스승들도 계셨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멀고 먼 산길 6㎞를 걸어 이재명의 집으로 찾아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모교인 경북 안동시 예안면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옛 삼계국민학교). 김정석 기자

" 어머님, 수학여행 참여 여부를 묻는 가정통신문에 재명이만 X표를 쳤습니다. 모두가 다 가는 수학여행인데 재명이만 빠지면 되겠습니까? 비용은 어떻게든 마련해볼 테니 보내겠다고 동의만 해주십시오. "
다음날 교장 선생님이 이재명을 포함해 세 명의 학생을 불러냈다. 모두 “수학여행을 못 가겠다”고 밝힌 학생들이었다. 교장 선생님은 그들을 학교에 딸린 밭으로 데리고 가더니 이렇게 말했다.

" 돌을 줍고 보리를 벤다. 실시! "
그리고는 일을 마친 그들에게 일당 200원씩을 줬다. 교장선생님은 그렇게 며칠간 그들에게 일을 시키고는 수학여행비 1300원을 손에 쥘 수 있게 해줬다. 이재명은 훗날 그 순간을 술회했다.

" 학교에서 처음 받아본, 따듯한 배려였다. "
6학년 때 담임선생님도 잊지 못할 분이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뺨 27대에도 꿈쩍않던 9살…그런 이재명 울린 ‘담임 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1586

더중앙플러스-대통령 이재명, 그의 삶과 정치 이재명, 수면제 수십알 삼켰다…아버지 죽도록 미웠던 17살 [이재명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176

고졸 따낸 이재명 “최고의 날”…아버지는 “다시 공장 다녀라” [이재명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443

이재명 “저 사시 붙었어요”…부친의 눈물, 그게 임종이었다 [이재명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744

이재명 생가마을서 만난 노인 “재맹이? 아버지 닮아 머리 좋아” [이재명 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680

대낮 납치된 성남노조 간부…“이변”이라 불린 청년의 등장 [이재명 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995

이재명도 아버지도 움찔했다…“내를 때리소!” 모친의 반란 [이재명 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3871

김혜경 “하…이혼해야 하나” 이재명 지갑 속 사진 뭐길래 [이재명 ⑦]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5657

대선배 말하는데 “중단하세요”…싸가지 없다? 이재명식 실용 [이재명 ⑧]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7680

교회 지하실서 눈물의 초밥… '정치인 이재명' 거기서 탄생 [이재명 ⑨]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7997

흉기 피습 그때, 이재명 말했다…“윤석열 계엄령 대비하세요” [이재명 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0776

“웬 반지 낀 아재? 총각 맞아?” 이재명 아내 이야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9199

“완전 개판이네” 군의관 비명…이재명 군면제 사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594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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