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조윤희 대한국민교원조합 상임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와 함께 차담회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교조 홈페이지 갈무리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장관 이전 시절인 2020년 리박스쿨의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 발급 기관 대표가 발행하는 입시 매거진에 축하 인사와 칼럼을 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가 극우 성향 교육단체를 교육정책 관련 의견수렴의 대상으로 삼은 사실도 계속 확인되고 있다. 리박스쿨을 비롯한 극우성향 교육단체들이 교육부와 연결돼 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어 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5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이 장관은 교수 시절이던 2020년 7월 월간 잡지 <대학 합격의 길>에 재창간을 축하하는 글을 썼다. 이 장관은 또 같은 해 10월호에는 ‘교육 칼럼-대학의 파괴적 혁신과 서열 파괴’를 썼다.
<대학 합격의 길>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입시컨설팅 업체 A사 대표가 발행하는 입시정보 잡지다. A사는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각종 강연을 자사 SNS에 수차례 홍보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2020년 입시 잡지 <대학 합격의길>에 재창간을 축하하는 축사를 보냈다. 입시컨설팅 A사 홈페이지 갈무리
A사 대표는 리박스쿨이 늘봄학교 강사 양성에 활용한 창의체험활동지도사 자격증 발급 기관인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을 함께 운영한다. A사 홈페이지에는 ‘A사 교육그룹과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이 창의체험활동지도사 등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고 쓰여 있다.
윤석열 정부에선 교육부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과 협력 관계에 있는 극우성향 교원단체에 발언권을 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 예로 리박스쿨의 협력단체인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은 교사노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단체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규모로 알려졌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여러 차례 발언 기회를 얻었다. 이번 대선에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책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2020년 대학 입시 전문 잡지에 쓴 칼럼. 이 잡지는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입시컨설팅 업체가 발행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조윤희 대한교조 위원장과 박상윤 대한교조 사무총장은 지난달까지 각각 국교위 소속의 ‘대학의 격차해소 및 균형발전 특별위원회’ ‘디지털 AI교육 특별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 2월14일 국교위에서 국민의견 수렴·조정 전문위원으로 위촉된 교사 2명 중 1명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교원노조와의 대화’를 명목으로 지난해 11월 이 장관과 대한교조, 인성교육실천교원연합, K-EDU교원연합 간 차담회를 진행했다.
리박스쿨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입시컨설팅 업체 A사와 이 장관의 관계, 교육부와 리박스쿨 관련 단체와 관계를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나 늘봄학교처럼 윤 정부의 교육 정책을 일방적으로 옹호해온 대한교조 등 극우성향 단체를 교육부는 정책지지의 근거로 동원했고, 정책지지의 대가로 단체 인사들에게 각종 위원 등 보직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이 장관의 A사 칼럼 게재에 “‘2020년 당시 교수 신분으로 기고한 것” “차담회는 소수 교사단체와도 소통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진행한 것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