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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4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접견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첫날인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을 평양으로 불러 들여 양국 지도부의 ”완전 일치한 입장”을 확인했다며 밀착을 과시했다. 한국이 국내정치적 혼란을 끝내고 정상화하는 시점에 맞춰 북·러가 군사·경제적 전략 제휴 관계를 강조하며 반(反)서방 연대를 부각한 셈이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5일자 1면에 전날 김정은이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전이사회 서기장과 대표단을 접견했다고 전했다.

푸틴의 위임을 받아 방북한 쇼이구는 이 자리에서 “쿠르스크 지역 해방 작전에 참전해 러시아 군인들과 어깨를 겯고(나란히 하고) 한 전호에서 싸우며 러시아 영토의 귀중한 부분을 자기 조국처럼 지켜낸 조선 인민의 우수한 아들들이 발휘한 무비의 영웅성과 희생성에 대한 러시아 지도부의 특별한 감사”를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김정은은 “공화국 정부는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한 모든 심각한 국제 정치 문제들에서 러시아의 입장과 대외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면서 “국가 간 조약의 조항들을 책임적으로 준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종전 뒤에도 북·러 간 신 조약(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갈 것이라는 점을 김정은이 직접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은 이어 “강력하고 전면적인” 북·러 관계를 발전시키는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지역 정세에 관한 양국 지도부의 “완전 일치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향후 북·미 대화 등 북한 비핵화 관련 협상이 이뤄질 경우 러시아가 ‘지분’을 행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4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접견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뉴스1
특히 시기적으로 같은 날 한국에선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한반도 안보 상황도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쇼이구의 방북 시점 자체가 한국의 국내 상황 안정에 따른 한·미 동맹 정상화 시기에 북·러가 맞불을 놓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북·러는 이날 전례 없는 밀착을 연출했는데,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청사 내 자신의 집무실에 쇼이구와 러시아 대표단을 들인 점이 눈에 띈다. 사진에는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자신의 책상 앞 원형 테이블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김정은이 회의하는 장면이 담겼다.

김정은 집무실은 극도의 보안 시설인 노동당 중앙청사 안에서도 내밀한 시설이다. 북한 간부가 아닌 외국 인사를 이곳에 들인 사례는 드물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북한은 김정은이 쇼이구의 손을 다잡는 사진도 공개했다.

김정은과 쇼이구가 “공동의 핵심 이익 수호를 위한 중요 문제들”도 논의했다고 밝힌 것으로 미뤄 북·러 간 군사 협력도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쇼이구의 방북 직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군기지 드론 공격(이달 1일)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군사 지원이나 추가 파병 문제도 논의됐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최근 러시아의 위협으로 부상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북·러 간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수 있다”면서 “쇼이구가 지난 3월 이후 70일 만에 재방북 했다는 점도 시급한 안보 의제 논의를 위한 고위급 공조가 필요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국 대선 결과 신속 보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4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접견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뉴스1
노동신문은 한국의 대선 결과도 신속 보도했다. 6면에 “한국에서 지난해의 ‘12.3 비상계엄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된 후 두달 만인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면서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재명이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짤막하게 실었다.

이런 ‘두 줄 보도’는 북한의 과거 대선 결과 보도 행태에 비춰볼 때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지난해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이후 한국을 의도적으로 무시해왔다는 점에서 반응 속도는 빠른 편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를 두고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해온 민주당 정부의 집권에 북한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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