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4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은 즉시 국회의원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최혁진씨를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기본소득당의 추천으로 더불어민주연합(진보 계열 위성정당) 비례대표 후보에 지명된 최 의원이 '의원 당선 시 기본소득당으로 복당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용 대표는 4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자질이 없는 반민주주의자, 반정당주의자가 국민의 대표자가 되도록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심지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적 사기꾼'이라거나 '의원직 도둑'이라는 거친 언사를 사용해 최 의원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위성락·강유정 의원을 각각 새 정부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두 사람은 비례대표 의원으로, 임명된 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 그 결과 민주당 비례대표 명부 순번에 따라 차순위인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15번)과 최혁진 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16번)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했다.

이 중 최 의원의 경우 지난해 총선에서 기본소득당의 '제2호 새진보인재'로 영입된 인물이다. 기본소득당과 민주당 등은 선거 연대를 통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만들었는데, 최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 16번을 받았다. 총선 결과 당선에 실패한 최 의원은 그대로 더불어민주연합에 남았고,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연합은 민주당으로 흡수 합당됐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으로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최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민주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원래 소속이었던 기본소득당 복당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용 대표는 "이렇게 당의 비례대표 의석을 훔쳐 가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일"이라고 최 의원을 비판했다. 이어 "긴급히 소집한 최고위원회에서 기본소득당은 최 의원에 대한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민주당의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한국일보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