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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당 지도부는 4일 12·3 불법계엄을 대선 패배 원인으로 지목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대선에서 패배하자 ‘뒷북 반성’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 지도부가 이와 함께 내부 단일대오를 강조한 것은 지도부 사퇴 요구에 선을 그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대선 패배 원인을 두고 “우리 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그것을 지키기 위한 투철한 사명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절대로 이런 식의 계엄은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지금 이 시대에 계엄이 왜 필요했는지, 무슨 결과를 가져왔는지 이미 다 판명이 났다”며 “우리 당이 계엄을 했던 대통령을 뽑았고, 대통령의 뜻이 당에 일방적으로 많이 관철된 것에 대해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수단은 더 중요하다”며 “전혀 적절치 않은 수단이 쓰이는 것을 말릴 수 없었던 점, 이를 내부에서 제어하지 못한 것이 큰 문제”라고 당의 책임을 언급했다.

김 전 장관은 대선 후보 시절 12·3 불법계엄에 대해 사과했으나 두루뭉술한 사과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에는 계엄 자체의 문제를 민주주의 측면에서 지적하며 자성을 말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에 실패한 것이 패배 원인으로 지목되자 계엄 비판을 명확히 하며 윤 전 대통령 옹호 책임을 희석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해단식에서 “이번 패배를 저희들이 수용해야 한다”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계엄이다. 그래서 이런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이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적을 향해 싸워야 하는데 내부를 향해서 싸우는 모습은 절대적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정하고 당선을 위해 잡음 없이 뛰는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친한동훈(친한)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사퇴 주장에 대해 “저희 당 자체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고,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라며 “무엇이 당과 국민을 위한 판단인지 지혜를 모아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당장 사퇴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내에선 친한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대선 결과를 두고 “국민들께서 ‘불법계엄’과 ‘불법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 정치’에 대해 단호한 퇴장 명령을 내리신 것”이라며 친윤석열(친윤)계 지도부를 겨냥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당 지도부와 친한계 사이 당권투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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