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IBS 연구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
림프관 자극으로 노폐물 배출하는 뇌척수액 증가

왼쪽부터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장(교신저자), 홍선표 IBS 혈관 연구단 연구위원(공동 제1저자), 진호경 IBS 혈관 연구단 선임연구원(공동 제1저자), 윤진희 IBS 혈관 연구단 선임연구원(공동 제1저자)./IBS


수술이나 약물 대신 마사지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피부를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만으로 뇌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연구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함께 뇌에서 생성된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는 피부 자극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보호하면서 각종 노폐물과 신경전달물질 찌꺼기,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단백질 같은 독성 단백질을 밖으로 배출한다. 하수관이 막히면 도시가 엉망이 되듯, 나이가 들어 뇌척수액 배출력이 떨어지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IBS 혈관연구단은 2019년 뇌 뒷쪽의 뇌척수액이 뇌 아래쪽 뇌막의 림프관을 통해 목 부위 안쪽 림프절로 배출되고, 노화에 따라 림프관이 퇴화하면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저하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림프관은 노폐물과 면역 세포를 실어 나르는 통로이고, 림프절은 림프관 중간중간에서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관이다. 말하자면 림프관은 하수관이고, 림프절은 하수관에서 이물질이 걸리는 그물망과 같다.

연구진은 지난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찾았다. 코 뒤쪽에 넓게 분포하는 림프관 망과 연결된 목 림프관을 수축·이완시키면 뇌척수액 배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목 깊숙이 존재하는 림프관을 감싸는 근육 세포를 조절하는 약물로 수축과 이완을 유도해 뇌척수액의 배출을 조절했다.


연구진은 피부 가까이에 있는 림프관 주변을 물리적으로 자극하면 약물 없이도 뇌척수액의 배출을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생쥐에 실험하면서 영상으로 뇌척수액 배출 경로를 확인했다. 그 결과, 뇌척수액이 눈 주위, 코 안쪽, 입 천장의 림프관을 통해 얼굴 피부 아래 림프관으로 모인 뒤 턱밑샘 림프절로 배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 동안 얼굴 피부 아래에 있는 집합 림프관을 기계 장치로 살짝 자극해 림프 흐름을 촉진했다. 나이든 쥐에서는 코와 입 천장 부위 림프관이 줄어들면서 뇌척수액 배출이 약 30% 감소했는데, 기계 장치로 쥐의 눈 밑과 턱 주변 피부를 자극하자 뇌척수액 배출이 최대 3배까지 증가했다. 젊은 쥐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사람과 유사한 해부 구조를 가진 원숭이에서도 같은 효과가 확인됐다.

윤진희 IBS 혈관 연구단 선임연구원은 “고강도의 자극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때문에 정밀한 강도 조절이 중요하다”며 “자극의 세기를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비를 개발해 피부에 가하는 자극을 세밀하게 조절했다”고 말했다.

고규영 단장은 “이번 성과는 뇌 속 노폐물을 청소하는 뇌척수액 배출 경로의 지도를 완성한 것은 물론, 뇌척수액의 배출을 뇌 외부에서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신경질환 연구에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5-09052-5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3-06899-4

Nature(2019), DOI: https://doi.org/10.1038/s41586-019-1419-5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102 李 G7 참석에 여야 날세우기…"국가위상 회복" "성과 있어야" 랭크뉴스 2025.06.07
49101 어떤 SUV 살까?…BMW 고객이 마지막까지 고민한 브랜드는?[모빌리티 클럽] 랭크뉴스 2025.06.07
49100 김문수, 서초역 일대서 ‘윤 어게인’ 지지자들에 인사···“환승 중 스친 것 뿐” 랭크뉴스 2025.06.07
49099 러, 포로 교환 앞두고 우크라 대규모 공습···하르키우 최소 24명 사상 랭크뉴스 2025.06.07
49098 “트럼프, 참모들에게 머스크 ‘미친’ 행동은 약물과 관련 있어” 랭크뉴스 2025.06.07
49097 대선 이후 첫 주말 집회···“부정선거” vs “내란세력 박멸” 랭크뉴스 2025.06.07
49096 SNS서 학벌비하 댓글 논란 시의원 사과에도 제명 요구 잇따라(종합) 랭크뉴스 2025.06.07
49095 ‘이준석 의원직 제명’ 국민청원, 사흘 만에 30만명 넘겼다 랭크뉴스 2025.06.07
49094 “혹시 내 정보도?”…넷플릭스·디즈니+ 등 OTT 700만 계정 개인정보 유출 랭크뉴스 2025.06.07
49093 李대통령, 與지도부와 한남동 관저서 첫 만찬…메뉴는 한정식 랭크뉴스 2025.06.07
49092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 “쌀값 안 꺾이면 긴급 수입” 최후통첩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07
49091 ​경기 분당서 아내 때리고 불 지르겠다고 협박한 40대 체포 랭크뉴스 2025.06.07
49090 “박원순 성희롱 인정” 판결 대법서 확정···피해자 변호사 “4년 만에 마땅한 결과” 랭크뉴스 2025.06.07
49089 이재명 대통령, 한남동 관저서 민주당 지도부와 저녁 만찬···메뉴는 한정식 랭크뉴스 2025.06.07
49088 경찰, 대선 직후 '비화폰 삭제 의혹' 김성훈 재소환···경호처장도 수사선상 랭크뉴스 2025.06.07
49087 ‘토론 후폭풍’ 이준석 제명 청원…사흘 만에 30만명 동의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07
49086 “트럼프, 머스크의 ‘미친’ 행동은 약물과 관련 있어” 랭크뉴스 2025.06.07
49085 이준석 어쩌나, 제명 청원 ‘눈덩이’…사흘만에 30만명 넘었다 랭크뉴스 2025.06.07
49084 "겨우 3억밖에 못 써서 미안"…11살 초호화 생일파티에 말레이 '갑론을박' 랭크뉴스 2025.06.07
49083 신림선 샛강역 전동휠체어 추락…한때 열차 운행 중지 랭크뉴스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