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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우리·농협, 대출 수요 억제
신한·하나, 한도 늘려 틈새 공략
당국 눈치에 금리 섣불리 못 내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뉴스1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두고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엇갈리고 있다.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금리를 높이거나 대출 모집을 조기 마감하는 방식 등으로 일찌감치 대출 수요를 억누르는 중이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 한도를 늘리며 조심스럽게 막차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대출 금리를 낮추자니 금융 당국의 눈초리를 살 수 있기에 한발 물러선 방식을 택한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의 하단 금리를 0.17%포인트 올렸다. 이 상품은 국민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취급하는 주담대보다 금리가 낮아 애플리케이션(앱)상 ‘오픈런’이 일어났던 인기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대출 잔액이 크게 늘지 않도록 관리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조정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06%포인트 올렸다. 농협은행은 오는 9일부터 수도권 소재 유주택자의 주담대를 제한한다.

한쪽에서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대출 빗장이 풀리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 한도를 늘렸다.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주담대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했다.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해마다 쪼개 갚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든다. 개인의 연간 상환 원리금이 줄면 DSR도 줄어들고, DSR 규제(40%) 내에서 돈을 더 빌릴 수 있게 된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9일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한도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렸다.

서울 도심의 한 시중은행에 게시돼 있는 전세자금 대출 안내 홍보물의 모습. /연합뉴스

은행들의 대출 영업 행태가 엇갈리는 이유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영업 여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우리·농협은행은 대출 막차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시행되면 개인의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한도가 감소하기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중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에만 4조9946억원 증가했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을 늘려도 괜찮다는 판단을 세웠다. 두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잔액은 타행 대비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예년과 비교해 올해 대규모 분양이 적어 집단 대출이 덜 일어난 점도 영업 여력을 확보한 요인이다. 한도 규제 전 대출 수요가 급증하는데 다른 은행들은 대출 제한을 두고 있으니, 한도를 풀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금리를 내려 막차 수요를 끌어안는 공격적인 영업은 없는 상태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가운데 홀로 금리를 떨어뜨렸다간 가계대출 증가의 원흉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일부 은행은 이자를 건드리지 않는 비금리 방식으로 눈치를 보며 영업을 늘리는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자가 은행 대출을 선택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게 금리다”라며 “지금 금융 당국의 관리 아래에서는 섣불리 금리를 낮추기 어렵기에 한도를 늘리는 등 우회해 영업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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