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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1,728만 표 얻었지만 50%는 실패
영남은 여전한 보수, 부산·울산 40%에 만족
보수 결집 보여준 당일 투표·저녁시간 투표
호남 득표율 하락, '대안보수' 이준석 영향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식에 참석해 김민석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대선에서 역대 민주당 계열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49.42%)로 당선됐다. ‘28년 만의 최고’ 투표율에 최고 득표율까지 맞물려 최대 득표(약 1,728만 표)를 얻으며 승리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이 대통령이 ‘득표율 50%’의 벽을 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불법계엄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이 대통령 스스로 ‘중도 보수’를 선언하며 기존 보수층에 손을 내밀었지만 고착화된 지역 구도를 깨지는 못했다. 막판 보수층의 결집과 ‘대안 보수’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완주도 이 후보의 득표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동진' 나섰지만 지역 '벽'은 못 넘었다



전국 17개 시도 득표율을 비교하면 동서로 양분된 지역 구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일보가 4일 이번 대선의 지역별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 대통령은 영남 5개 시도(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와 강원 등 총 6개 지역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1위를 내줬다. 모두 ‘보수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부산과 울산에서 40%가 넘는 표를 얻으며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득표율(부산 38.71%, 울산 38.14%)을 넘어섰지만, 이 지역의 색깔을 파랗게 바꾸지는 못했다.

지난해 총선과 비교해도 이 대통령의 ‘동진’ 효과가 각 지역 1위로 곧장 연결되진 않았다. 서울에서는 강남3구(서초구 강남구 송파구)와 용산구를 내줬다. 모두 현역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인 곳이다. 마포구 동작구 도봉구 등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의원을 한 명씩 나눠 가진 곳에서 1위를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국으로 확대해도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 중 이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곳은 부산 강서구, 충북 청주, 충남 서산 정도다.

이재명 대통령 지역별 득표율 증감. 신동준 기자


높았던 당일 투표율, '보수 결집'



대선 당일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은 사전투표 이후 3, 4일 동안 보수가 결집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대선 투표율(79.4%)은 2022년 대선(77.1%)보다 높은 반면 사전투표율은 3년 전보다 오히려 낮았다. 본투표 당일에 '줄서기 투표'가 이어진 것이다. 특히 대구(54.6%)를 비롯해 대선 당일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5개 광역단체가 모두 영남권이었고, 이곳에서 이 후보는 2위에 머물렀다. 오후 6시 이후 투표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도 대구 부산 울산을 비롯한 보수 우세지역이었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표심의 괴리도 지난 대선에 비해 커졌다. 예를 들어 본투표 비중이 가장 컸던 대구의 경우 이 대통령이 사전투표에서 36.4%를 얻었지만, 본투표에서는 득표율이 16.9%에 그쳤다. 2022년 당시 이 대통령이 대구에서 대선 당일 얻은 득표율(19.6%)에 못 미친다. 당시 사전투표에서는 24.8%를 기록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3곳에서 이 대통령의 득표율이 2022년보다 소폭 떨어졌는데, 모두 호남이었다. ‘제3후보’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등장이 이 대통령의 득표를 저해한 셈이다. 광주에서 이 대통령 득표율은 0.05%포인트(84.82%→84.77%) 하락했다. 김문수 후보(8.02%)와 이준석 후보(6.23%)의 득표율을 더하면 14.25%로, 2022년 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 득표율(12.72%)보다 높다. 보수 정당에 표를 줄 수 없어 투표장에 나서지 않았던 일부 호남 유권자들이 이 후보에 '기대 투표'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남 지역 사전투표율 대선 당일 투표율. 신동준 기자


'견제구' 던진 유권자 "민심 무겁게 받아들여야"



보수의 막판 결집은 '3자 구도'였던 대선을 사실상의 '양자 구도'로 만들었다. 이 대통령이 50%를 넘지 못하고, 김 후보가 40%대까지 치고 올라간 것이 이를 보여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선거 막판에 '독재화' 프레임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호남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고, 대구·경북(TK)이 가장 낮았던 것에 대한 반사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50%가 넘는 '안정적 승리'를 거둬 정권 초반 개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유권자들이 견제구를 던진 셈이 됐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히려 득표율을 바탕으로 개혁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면 반작용이 있었을 것"이라며 "49% 득표율이 보여준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면 더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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