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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정치를 향한 염증 속
청년 남성 ‘대변인’ 기대해
“무조건 지지 아냐” 입 모아
성폭력 발언 등엔 ‘부정적’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KBS 화면 갈무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1대 대선에서 상대적으로 2030 남성의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37.2%, 30대 남성의 25.8%가 이 후보를 뽑았다고 했다. 다른 연령대에서 이 후보에 투표한 남성이 2~5%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이 후보의 전체 득표율은 8.34%였다.

이 후보에게 투표한 2030 남성들은 4일 경향신문 기자에게 “반드시 지지해서 뽑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모씨(19)는 “이준석 후보가 좋다기보다 나머지 후보가 별로라서 뽑았다”며 “후보 중 괜찮은 사람이 없고 그나마 나은 게 이준석”이라고 말했다. 김모씨(20)도 “이준석을 크게 지지하기보다 거대 양당의 행보에 실망감이 컸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대선에서 거대 양당의 한계가 드러나 제3 후보에 주목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사법 리스크와 입법 독주가 걱정된다”는 평가를,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에 대해선 “계엄을 옹호하는 태도가 실망스럽다”고 했다. 박모씨(29)는 “이재명 후보는 재판에서 유죄가 나올 위험을 따져 사퇴했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내란 혐의를 받는 탄핵 대통령을 배출했으면서 후보를 배출한 점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김모씨(24)도 “김문수 후보는 계엄을 일으킨 윤석열을 확실히 끊어냈어야 한다”며 “그렇다고 이재명을 뽑기엔 행정과 입법 권력을 하나의 당이 갖게 되는 게 우려스러웠다”고 했다.

이 후보를 뽑진 않았지만 그를 지지했다는 송모씨(21)는 “이준석이 연금개혁을 내세운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후보들 중 가장 젊으니 청년, 특히 남성을 잘 대변한다고 봤다”고 했다. 김모씨(22)도 “돈을 더 내야 하는 미래세대로서 연금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기후정의·평등 같은 가치보다 산업 성장을 내세운 이 후보의 공약을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했다. 박모씨(22)는 “원전이나 IT처럼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산업을 장려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공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모씨(24)는 “이재명 후보가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한다고 말한 부분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김문수 후보도 노인 버스 무임승차 공약을 내세우는 게 포퓰리즘 같아서 싫었다”고 했다.

다만 이들도 이준석 후보가 대선 토론에서 성폭력 발언을 한 데 대해선 부정적으로 봤다. 고모씨(31)는 “혐오 발언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며 “이준석의 한계는 반여성 기조의 남성 지지만 받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모씨(27)도 “아무리 지지자라도 인상이 찌푸려졌던 발언”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2030 남성의 정치적 충성도가 그리 높지 않고 이들의 선택은 각자 이해관계에 따른다”며 “혐오나 분노에 기반을 둔 정치로는 청년 남성의 표를 계속 소구할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정치가 각자도생, 과도한 경쟁 등 청년세대가 겪는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이준석식 혐오 정치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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