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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 초양극화, 미분양 적체
“진보 정권 집값 폭등” 공포 심리도
정권 초기 ‘집값 안정’에 집중할 듯

이재명 대통령이 맞닥뜨린 부동산 시장은 녹록잖은 상황이다. 서울·지방간 초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은 집값 과열 요인이 잠복해 있다. ‘진보정권에선 집값이 폭등한다’는 시장 심리도 무시할 수 없다. 지방의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적체도 여전하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부동산 정책 언급을 최소화했다.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집권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공약은 ‘공급 확대’가 핵심이었다. 공약집에는 재개발·재건축 완화(용적률·건폐율 상향), 고분양가 문제 해소, 공공기관·기업이 보유한 유휴부지 활용, 과도한 업무·상가 용지의 주택 용지 전환 등이 담겼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 계획이 담기지 않아 시장의 물음표는 여전하다.

새 정부 앞에 놓인 현실은 가시밭길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는데 지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마지막 주(26일 기준)까지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1.83%인 반면, 지방은 0.92%다.

올해 말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공급 부족은 수도권 집값을 더 부추길 우려가 있다. 수도권, 특히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정비사업 활성화가 필요하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없이는 공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적잖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용적률 상향과 분담금 완화를 언급하긴 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도 다 했던 것이어서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잠재적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기준금리 하락은 ‘대출이자 부담 완화→자금 유입→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집값 상승을 자극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경제침체로 돈을 풀어야 하는데, 집값은 잡아야 하니 딜레마”라며 “한 손으로 군불을 때고, 한 손으로 불을 꺼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보정권에서 집값이 오른다’는 공포도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수도권에 사는 직장인 이모(40)씨는 “집값이 오를 것 같아 이번 주말부터 임장을 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의 부동산 침체가 극심한 것도 문제다. 전국적으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 4월 말 기준 2만6422가구인데, 83%가 지방에서 발생했다. 김효선 전문위원은 “지방은 거시적으로 지역 경제가 살아나야 주택 수요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권 초기 집값 안정을 사수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현 상황을 최대한 관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부동산 이슈는 줄이면서 현상 유지를 할 것”이라며 “정부가 괜히 나서서 규제를 늘리면 과거 실책을 되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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