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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조촐한 취임선서... 잔디광장엔 시민들 환호
"오해 마시길"... 악수 못한 김용태에게 먼저 다가가
불법계엄 때 역할한 방호 직원들도 만나 격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위해 김혜경 여사와 국회 로텐더홀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4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는 수만 명의 참석자들이 초대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식과 대조적으로 조촐했다.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대형무대 설치 등 취임식 볼거리인 각종 행사는 모두 생략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자발적으로 국회 잔디마당에 모여 이 대통령의 취임선서를 즐기며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선서 직후 청소노동자를 비롯한 국회 직원들을 만나 격려하며 대통령으로서 첫 민생 행보에 나섰다.

이날 취임선서는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5부 요인과 국무위원, 각 정당 대표를 포함한 국회의원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통합 상징 넥타이 맨 이재명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오전 10시 50분쯤 국회 본관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먼저 악수를 나눈 이 대통령 부부가 로텐더홀에 입장하자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했다. 시선은 푸른색과 붉은색, 흰색이 섞인 이 대통령 넥타이에 쏠렸다. 더불어민주당(푸른색)과 국민의힘(붉은색)의 상징색을 통해 통합의 메시지를 준 것이다. 김 여사는 밝은 흰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내빈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이 대통령은 국민의례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마친 뒤 오른손을 들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해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고 말했다. 이후 취임사 격인 취임선서를 통해 약 24분간 ‘통합’ ‘실용’을 주제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했고, 총 24번의 박수를 받았다.

김용태 등 야당 대표들과 차례로 악수



이후 연단을 내려온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다가간 상대는 내빈석 가장 앞줄에 앉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이어 같은 줄에 앉아 있던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와 차례로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간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선서 행사를 시작하기 앞서 "제가 들어오면서 우리 야당 대표님들 못 뵈어가지고 악수를 못 했는데 혹시 오해 안 하시기를 바란다"고 웃었으며 양해를 구했다. 이외에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신성범 의원 등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두 번째 줄에 앉아 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할 때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와 악수하며 환하게 웃었고, 권 원내대표도 살며시 미소를 지었지만 악수가 끝나자 이내 뒷짐을 지었다. 이 대통령에 이어 김 여사도 권 원내대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는데, 권 원내대표가 미처 이를 보지 못한 듯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가 진행될 때, 국회 잔디광장에는 1,000여 명의 시민들과 지지자들이 모여 대형 LED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를 지켜봤다. 이들은 스크린을 통해 이 대통령의 모습이 나오자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를 치기도 했다. 2022년 5월 10일 국회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4만1,000여 명이 대거 참석한 것에 비해 간소하게 진행됐지만 시민들의 얼굴에선 엄숙함보다는 생기가 돌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선서가 끝난 뒤 시민들과 지지자들이 있는 잔디광장 앞까지 다가가 손을 흔들어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계엄 저지 도움 준 청소노동자, 방호 직원들에 감사 인사



이 대통령이 취임선서가 끝난 뒤 처음 손을 맞잡은 국민은 국회 청소노동자였다. 이 대통령 부부는 국회 본관 1층을 찾아 기다리고 있던 청소노동자들과 차례로 인사하며 악수를 했다. 이 자리엔 이 대통령이 2023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단식 농성을 할 때 대표실 담당 미화원이었던 최성자씨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며 24일간 단식을 이어 나가다가 건강 악화로 중단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이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의 뜻을 전했고, 이 대통령 부부는 손을 잡으며 환하게 웃었다. 이 대통령 부부는 무릎을 꿇어 이들과 ‘손 하트’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어서 만난 건 국회 방호 직원들이었다.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무장 군인들의 국회 진입을 함께 막아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이 대통령에게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 대통령도 허리 숙여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군의 국회 침탈을 최전선에서 막아냈던 분들은 방호 직원이었으며, 혼란스럽던 민의의 전당을 깨끗이 정리해주신 분들은 국회 청소노동자였다”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계신 국회 노동자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마친 뒤 청소노동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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