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달 8일 체코 테믈린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모습.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에 이어 테믈린에도 2기 추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테믈린=임성빈 기자
막혀 있던 한국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출 최종 계약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체코 최고 행정법원이 한국수력원자력과 체코 측의 신규 원전 건설 계약을 중지시킨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면서다.

4일(현지시간) 체코 최고 행정법원은 “두코바니 원전 건설 문제에 대한 임시 조치(가처분 결정)을 무효화했다”고 밝혔다. 당초 한수원과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EDU II는 지난달 7일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원전 수주전에서 탈락한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신청한 계약 중단 가처분 신청을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이 체결식 전날 인용하면서 서명을 하지 못했다. 당시 지방법원은 EDF가 제기한 소송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한수원과 EDU II 간 계약 서명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에 EDU II와 한수원은 지방법원이 당사자의 의견을 듣지 않고 가처분을 인용했고, 계약 지연으로 원전 사업의 전체 일정이 어려워졌다며 최고 행정법원에 항고했다. 이날 최고 행정법원은 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최고 행정법원은 “법원이 공공 계약에 대한 가처분 명령을 내리려면 소송 당사자의 이익과 함께 공익을 비교해 평가해야 하는데, 지방법원은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체코 정부는 지방법원의 가처분 명령이 자국 최대 사업이자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사업에 차질을 일으켰다며 빠른 판단을 촉구했다. 원전 업계에서도 사업 지연으로 인한 금전적 손해와 에너지 수급 문제를 고려해 법원이 빠르게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최고 행정법원의 결정은 체코 정부와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한수원은 “체코 최고 행정법원의 가처분 파기 결정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며, 체코 측에서 신속하게 계약을 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수원과 체코 측의 계약에도 다시 속도가 날 전망이다. 앞서 체코 정부는 법원이 가처분을 취소할 경우 한수원과 계약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를 사전에 모두 승인해둔 상태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도 최근 현지 언론에 “2036년 원전 가동을 시작한다는 일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처분 취소와는 별도로 EDF가 제기한 본안 소송은 이달 25일부터 첫 심리를 시작한다. 계약을 맺은 뒤 사업을 진행하면서 법정 공방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EDF가 한수원이 역외보조금규정(FSR)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유럽연합(EU)에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EU는 직권조사에 들어갈지를 현재 검토 중이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877 “아버지 눈에 시커먼 멍이”…요양원 치매 노인 학대 왜 계속되나? 랭크뉴스 2025.06.23
50876 [美 이란 공격] 美정부 "이란, 진정성 보이지않아 타격…내일이라도 협상준비돼" 랭크뉴스 2025.06.23
50875 "앗! 실직했는데…" 2년 전 소득으로 지원금 대상 결정한다고? 랭크뉴스 2025.06.23
50874 [단독]의대생 단체 대표 “누구보다 복귀 원하는 것은 학생들, 교육 불가능한 환경이 걸림돌” 랭크뉴스 2025.06.23
50873 [美 이란 공격] 가상화폐 급락…비트코인, 10만 달러선 붕괴(종합) 랭크뉴스 2025.06.23
50872 ‘PBR 1배’ 수준 회복한 코스피… ‘이재명 랠리’ 언제까지? 랭크뉴스 2025.06.23
50871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코스피 반등은 결국 성장성의 문제” 랭크뉴스 2025.06.23
50870 조은석 내란특검팀, 오늘 尹재판 첫 참여…김용현 구속심문도 랭크뉴스 2025.06.23
50869 김학균 신영증권 “한국 주식에 기회가 있는 세상을 살고 있다”[인터뷰] 랭크뉴스 2025.06.23
50868 [오늘의 날씨] 내륙 낮 최고 30도 안팎…제주는 밤부터 비 랭크뉴스 2025.06.23
50867 '해결사'냐 '전쟁광'이냐… 이란 대응에 달린 트럼프의 운명 랭크뉴스 2025.06.23
50866 李대통령, 중동 정세 악화에 나토 불참…한미정상회담은 과제로 랭크뉴스 2025.06.23
50865 "우리 아기 아프다냥"…아픈 새끼 살리려 직접 동물병원 찾은 길냥이 '뭉클' 랭크뉴스 2025.06.23
50864 "미끼로 쓴 B-2 폭격기 있었다"…이란 공습 '한밤 해머' 막전막후 랭크뉴스 2025.06.23
50863 팬데믹 끝났지만 일손 안 돌아왔다…호텔 현장 속앓이 랭크뉴스 2025.06.23
50862 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결…美에 보복 나섰다 랭크뉴스 2025.06.23
50861 [美 이란 공격] 유엔 총장 "보복의 수렁에 빠져들 위험…외교가 승리해야" 랭크뉴스 2025.06.23
50860 "부모도 포기한 상태"…PC방서 초등생 괴롭힌 중학생들, 침 뱉고 라이터 위협 랭크뉴스 2025.06.23
50859 나토 정상회의 앞 GDP 5% 국방비 합의…스페인은 '면제' 주장 랭크뉴스 2025.06.23
50858 "100달러에 트럼프 얼굴 넣자"…쏟아지는 '트럼프 찬양 법안' 살펴보니 랭크뉴스 2025.06.23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