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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통합 : 야당 대표들과 오찬
"저부터 잘하겠다" 몸도 낮춰
②경제 : 저녁 TF 소집 지시
밤에는 트럼프와 통화도
③안보 : 합참 방문해 태세 점검
④대국민 소통 : 직접 인사 발표
국무위원 대부분 사의 반려
대통령실 공무원 원대 복귀도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국민통합과 경제·안보 위기 돌파.'

이재명 대통령의 숨 가빴던 취임 첫날은 그와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분명히 드러내주는 하루였다. 이 대통령은 마치 밀린 숙제를 처리하듯 속도전을 펼쳤다. 취임사에서 외친 국민통합을 실천하기 위해 야당 대표들을 곧장 만났고, 경제 위기를 타개할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도 '1호 행정명령'으로 지시하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도 취임 첫날 곧장 진행할 방침이다. 야당을 적대시하는 데 골몰해 국정과제 해결에는 게을렀던 윤석열 정부와 대비해 '일하는 정부'의 면모를 작정하고 보여주려는 것이다.

비빔밥 먹으며 "저부터 잘하겠다" 몸 낮춰



취임사에서 통합을 연신 강조한 이 대통령의 첫 식사 상대는 야당 대표들이었다. 이날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마친 이 대통령은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대표들과 함께 취임 기념 오찬을 했다.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까지 함께 첫 오찬을 한 건 이례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취임 첫 오찬을 했다. 대선 기간 내내 강조했던 '국민통합'을 첫날부터 실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 측은 당초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당사를 직접 돌면서 정당 대표를 예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경호 문제 때문에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메뉴는 비빔밥이었다. 우 의장은 "국민 대통합이 절실할 때라 오늘 식사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며 "재료 고유의 맛과 향이 잘 살아 있고 하나의 음식으로 잘 어우러지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빔밥에는 전국 팔도 식재료가 골고루 담겼다. 우 의장은 "이 상차림처럼 새로운 대한민국의 도약하는 길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공개 발언에서 "적대, 전쟁과 같은 정치가 아니고 대화하고 인정하고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그런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며 "자주 연락을 드릴 테니 의제와 관계없이 편하게 대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저부터 잘하겠다, 잘 모시도록 하겠다"며 한껏 몸도 낮췄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오찬에서는 "여야 대선 공약에서 공통적인 것들은 민생을 위해서 빠르게 처리하자"는 취지의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 정례화 등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오찬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경청하려고 하는 모습이 느껴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숙제도 받아들었다. 야당 대표들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부 압박' 입법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김용태 위원장은 "국민통합에는 (상대 진영이) 우려하는 바를 권력자가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내일 여당이 처리하려고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은 심각히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들이 통과되면 이 대통령이 받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형사재판은 중단되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면소 판결로 끝나게 된다. 범보수 진영은 이를 두고 '방탄 입법'이라는 비판을 해왔다. 천하람 원내대표도 "사법부에 관한 문제들, 특히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법치주의 삼권분립 (관련 문제)에는 충분한 반대의견을 들어달라"고 말했다.

경제, 안보, 국민소통도 챙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인천 계양구 자택에서 당선 이후 첫 일정으로 김명수 합참의장과 통화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 대통령은 경제 문제 해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1호 지시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당장 이날 저녁 오후 7시 30분에 관련 부서 책임자 등을 불러 모아 회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제외한 국무위원들의 사표를 전원 반려했다. 업무의 연속성이 중요하단 취지다. 이날 밤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를 하며 통상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안보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21분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당선인 선언이 끝나자마자 합동참모본부(합참)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았다.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 업무를 시작한 것이다. 이어 오후 2시 30분에는 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아 국방장관 직무대행과 합참의장으로부터 군사대비태세를 보고받고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안보와 국방은 대한민국의 물리적 안전을 지키는 보루이기에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에 충성한 군에 대한 신뢰 회복과 우려 불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군의 명예 회복도 강조했다.

'국민주권정부' 구현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함께 곧장 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오후 2시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주요 직책 인사도 직접 발표했다.

"무덤인 줄" 황당함도 드러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김명수 합참의장과 전투통제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첫날부터 모든 게 매끄러웠던 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선 발표를 하며 대통령실 직원들이 모두 부재한 상황을 겨냥해 "(용산 대통령실이) 꼭 무덤 같다"고 토로했다. "필기도구를 제공할 직원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는 것이다. 사람도, 집기도 다 빼버리고 휑한 공간만 남겨둔 윤석열 정부를 직격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황당함을 토로하며, 대통령실에 파견됐다 부처로 되돌아간 공무원들의 원대복귀를 명령하기도 했다. 강유정 신임 대변인도 "사용 가능한 인터넷망이 없다"며 개인 노트북을 들고 대국민 브리핑을 이어갈 정도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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