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통령 이재명의 삶과 정치 ①

사진 뉴시스
" 수면제 주세요. "
" 수면제는 뭐 하려고? "
" …. 잠이 잘 안 와서요. "
1980년 초여름의 어느 날, 경기 성남시 상대원동의 한 약국에 17살 사춘기 소년이 들어섰다. 대뜸 수면제를 달라는 요구를 약사는 의아하게 여겼다. 긴팔 차림에 덥수룩한 머리. 그 속에 가려진 소년의 얼굴은 어두웠다.

" 그래? 어디 다른 데가 아픈 건 아니고? "
" 그런 건 아니고…. 하여간 주세요. "
소년은 막무가내였다. 약사는 어쩔 수 없이 카운터 뒤로 사라지더니 이윽고 알약을 몇 알 가지고 왔다.

" 자, 여기. 그런데 필요할 때 한 알씩만 먹어야 한다. "
" 네. "
그렇게 소년은 인근 약국 여러 곳을 돌면서 수면제를 요구했다. 약사들은 한결같이 그를 수상하게 여겼지만, 거듭된 요구에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마지못해 약을 건넸다. 스무 알가량의 약이 수중에 모였다. 약봉지를 꽉 쥔 소년의 표정이 자못 비장했다. 그러고는 연탄 가게를 찾아 나섰다.

불붙은 연탄 한 장을 산 소년은 집에 이르러 다락방에 올랐다. 며칠 전 첫 시도는 실패한 터였다. 소년은 수면제 양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다. 연탄을 방 한편에 두고 유서를 썼다. 잠시 일 나간 어머니의 얼굴이 뇌리를 스쳤다.

‘호강시켜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눈시울이 붉어지려는 찰나 아래층 방에서 자고 있는 아버지의 코골이 소리가 들렸다. 소년은 다락문을 닫았다. 그 시절 소년의 일기장에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소년은 유서에도 비슷한 내용을 적었다. 그러곤 한 움큼의 알약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이제 다 끝이다.’

소년은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그러나 이상하리만큼 잠이 오지 않았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기를 여러 차례 반복할 즈음 누군가 다락문을 세게 열어젖혔다.

" 재명이 처남! 여기서 뭐 해? "
소년의 이름은 이재명이었다. 그날 오후 이재명은 원래 지난해까지 일했던 오리엔트시계 공장에 재취업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가기로 돼 있었다.

" 면접 안 가고 뭐 하고 있어? "
이재명의 매형은 인근에서 과일 장사를 했다. 그는 바닥에 놓인 약봉지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연탄불 연기를 애써 못 본 체하며 연신 질문을 던졌다. 얼굴이 벌게진 이재명은 벌떡 일어났다. 그러곤 눈물을 흘리며 집 밖으로 나왔다. 매형이 그 뒤를 쫓았다.

이재명은 의아했다.

‘왜 내가 여전히 살아 있는 거지?’

이재명의 머릿속에는 얼마 전 새벽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리어카를 끌고 상대원시장 쓰레기를 치우러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동네에서 종종 마주치던 교복 입은 여학생이 자신을 보고 비웃는 것만 같아 참담했다. 이재명에겐 교복이 없었다. 학교 대신 공장에 나갔기 때문이다.

※ 기사의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176

〈전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어요〉
극단선택 시도한 소년공 이재명, 그것도 두 번이나
수면제 수십 알 먹고도 눈 떠진 이유
애써 모른 체한 매형, 이재명에 남긴 말은?
“저러다 빙신 되니더” 이재명 가슴 후벼판 부모의 대화
집 나간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연민
준비물 대신 똥 푼 이재명…가난 속 키운 꿈
대통령 이재명의 삶과 정치 고졸 따낸 이재명 “최고의 날”…아버지는 “다시 공장 다녀라”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443

이재명 “저 사시 붙었어요”…부친의 눈물, 그게 임종이었다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744

이재명 생가마을서 만난 노인 “재맹이? 아버지 닮아 머리 좋아” 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680

대낮 납치된 성남노조 간부…“이변”이라 불린 청년의 등장 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995

이재명도 아버지도 움찔했다…“내를 때리소!” 모친의 반란 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3871

김혜경 “하…이혼해야 하나” 이재명 지갑 속 사진 뭐길래 ⑦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5657

대선배 말하는데 “중단하세요”…싸가지 없다? 이재명식 실용 ⑧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7680

교회 지하실서 눈물의 초밥… '정치인 이재명' 거기서 탄생 ⑨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7997

흉기 피습 그때, 이재명 말했다…“윤석열 계엄령 대비하세요” 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0776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983 상법 개정 재추진,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자본시장 대변화 예고 랭크뉴스 2025.06.05
47982 취임하자마자 맞닥뜨린 트럼프 ‘관세 난제’…“7월 패키지는 잊어야” 랭크뉴스 2025.06.05
47981 [100세 과학] 뇌 노폐물, 마사지로 빼낸다…“치매 예방에 효과” 랭크뉴스 2025.06.05
47980 ‘170석 거대 여당’ 새 사령탑은…서영교·김병기·김성환·조승래 입길 랭크뉴스 2025.06.05
47979 '최장 30년 비공개' 尹 지정기록물, 목록마저 '깜깜이' 논란 랭크뉴스 2025.06.05
47978 머스크, 이젠 트럼프 골칫거리로…"감세법안 죽이자" 연일 선동 랭크뉴스 2025.06.05
47977 대통령 전용 헬기 내년 중 수입… 국내 제작은 어려워 랭크뉴스 2025.06.05
47976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내란엔 합당한 책임" 랭크뉴스 2025.06.05
47975 북, 한국 대선 첫 보도…"리재명이 21대 대통령 당선"(종합) 랭크뉴스 2025.06.05
47974 1950년 6월 유일한 승전보… 이 사람마저 졌더라면 미군 도착 전 '한국 패망’ [명장] 랭크뉴스 2025.06.05
47973 구글 AI ‘제미나이’, 글로벌 사용자 4억명인데… 韓서는 ‘챗GPT’ 아성에 존재감 미미 랭크뉴스 2025.06.05
47972 "갈때마다 수십만원 쓰는데 큰일났네"…日돈키호테서 면세 막힌다고? 랭크뉴스 2025.06.05
47971 [단독]대통령실, 재정기획관 신설…기재부 '예산 칼질' 견제한다 랭크뉴스 2025.06.05
47970 신한·하나은행, 금리 못 내리지만 대출 한도 늘려 막차 수요 공략 랭크뉴스 2025.06.05
47969 ‘타코’와 ‘옵빠’ 사이… 다시 고개 드는 美 증시 낙관론 랭크뉴스 2025.06.05
47968 [Why] 첫 ‘흑자 전환’ 컬리… 진짜 이익일까, 착시일까 랭크뉴스 2025.06.05
47967 대법원 ‘800만 달러 대북송금’ 이화영 상고심 오늘 최종 선고 랭크뉴스 2025.06.05
47966 美상무장관 "반도체법 보조금 재협상중"…삼성·SK도 유탄맞나 랭크뉴스 2025.06.05
47965 “대선 패배 네 탓”… 친윤·친한 또 ‘전운’ 랭크뉴스 2025.06.05
47964 김용균 사망 후 눈물로 쓴 개선안···정치권이 휴지조각 만들고 또 사람이 죽었다 랭크뉴스 2025.06.05